최근 수원 여성살인 사건의 여파로 ‘제노포비아(외국인 혐오증)’ 현상이 일고 있는 가운데 지역에서도 거주 유학생들과 한국 학생들 간 마찰이 적지 않아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으로 지역 내 거주하는 외국 유학생은 전년 동기보다 678명이 준 5182명으로 집계됐다. 국가별로는 중국이 3476명으로 압도적인 수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 뒤를 이어 베트남 287명, 몽골 213명, 인도 97명 등 아시아권이 대부분이다. 특히 이번 수원 여성살인 사건의 범인이 조선족으로 드러나면서 조선족을 포함 중국 유학생들이 가장 큰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배재대 인근에서 만난 한 유학생 A(중국·23) 씨는 "중국 유학생들이 최근 한국 학생들과 충돌이 있었다"며 "사소한 말다툼으로 시작됐지만 싸움이 커지면서 주먹다짐으로 치닫을 뻔 했다"고 전했다.

충남대에 재학 중인 조선족 B(21) 씨도 "조선족이지만 아직도 한국말이 서툴러 한국 학생들보다는 중국 유학생들과 더 편하게 지낸다"며 "옛날부터 한 뿌리라고는 들었지만 한국은 아직까지 문화나 언어적으로 이질감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 같이 중국 유학생들이 한국 학생들과의 교류를 꺼리고 있는 사이 내국인들조차 이들을 기피하고 있어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한 학생은 "가뜩이나 기숙사 시설이 부족한 상황에서 외국 유학생들에게 우선권이 있다 보니 방 배정을 받지 못해 자취를 해야 하고, 장학금도 유학생들에게 더 유리해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또 다른 학생 C(22) 씨도 "중국 학생들은 자기들끼리만 어울리며 패거리를 만든다"며 "중화사상에 물든 중국 유학생들은 한국의 문화와 전통을 존중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 대학 관계자는 "중국 유학생들은 세계 초강대국으로 성장한 자긍심이 대단한 반면 한국 학생들은 중국을 저가 물건이나 만들고, 잘 안 씻는 2등 국가로 인식하면서 긴장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글로벌 시대를 맞아 서로를 동반자적 관계로 인정하고, 상호 화합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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