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을 준비하는 여성 가장을 돕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문턱 높은 신용등급 평가와 홍보부족으로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 18일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충북지회에 따르면 '창업자금 지원사업'이 문턱 높은 신용등급 평가로 지난 2010년에는 단 한건의 지원도 이뤄지지 않아 실질적인 제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홍보 자금이 따로 배정되지 않아 적극적인 홍보를 펼치지 못해 사업자체가 빛을 보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충북지회는 지난 1999년도부터 중소기업중앙회와 연계해 1인당 최고 3000만원 이내의 점포 임대보증금을 지원하고 있다. 배우자의 사망과 이혼, 그리고 1년 이상 장기실직으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여성 가장의 창업을 돕기 위해 마련된 이 제도는 연 3%의 저금리로 분기별 납부가 가능하다. 그러나 창업자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엄격한 신용등급 평가를 거쳐야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조건에 따르면 안정적인 경제활동을 유지하고 단·장기 연체가 없는 신용활동을 유지하는 1등급∼7등급까지만 지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홀로서기가 절박한 여성가장 입장에서는 창업자금 지원사업 자체가 무용지물인 셈이다.

남편과 사별하고 11살 아들을 부양하고 있는 김모씨 (40·청주 흥덕구 개신동)는 "기존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수 없을 만큼 신용이 낮기 때문에 정부의 도움을 받으려는 것 아니냐?"라고 반문한 뒤 "복지혜택 차원에서 제공하는 정부지원금도 문턱이 높아 창업에 대한 생각 자체를 접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홍보마저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홈페이지 기재와 도정 신문 홍보, 청주소상공인지원센터와 연계해 조건에 부합하는 상담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데 그치고 있다. 당연히 사업 실적도 저조하다. 지난 2009년도에 2건, 2010년 0건, 2011년 1건을 지원했으며, 올해 2건을 진행 중에 있다. 이호숙 한국여성경제인협회 충북지회 팀장은 "지난 2010년도에 청주시민신문에 보도자료를 기재하자 문의가 빗발쳤지만, 조건에 해당하는 지원자가 없어 사업을 진행하지 못했다"라며 "대부분 신용등급이 낮은 여성가장 입장에서는 문턱이 높은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이어 "충북도로부터 일정의 지원금을 배정받을 수 있도록 과거에 건의한 바 있지만 실현되지 못했다"라며 "다른 시·도 지회도 저조한 사업 실적을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이 절박하다"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nissi@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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