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설이 나오고 있는 충북출신 경찰 고위직 인사가 수뢰의혹으로 내사를 받는 것으로 알려지자 경찰 안팎이 술렁이고 있다. 동아일보 등 일부 언론보도에 따르면 현직 지방경찰청장 A 씨가 사건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여온 경찰이 해당 청장의 또 다른 의혹을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올 1월 검찰에게서 관련 자료를 넘겨받아 내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A 청장이 근무하고 있는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업가로부터 '뒤를 잘 봐달라'는 취지의 청탁과 함께 금품을 건네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관련 계좌 추적을 진행 중이다. 앞서 A 청장은 광주지방검찰청 특수부가 구속한 브로커 S 씨가 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사건을 경찰에 통보하면서 경찰 자체 내사가 진행돼 왔다.

충북 출신으로 이번 경찰 수뇌부 인사에서 승진대상에 포함된 A 청장에 대한 뜻밖의 소식에 상당수 경관들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08~2009년 충북경찰청장을 지낸 2명의 간부들이 잇따라 뇌물수수 혐의로 사법처리된 전례가 있는데다, 얼마전 이철규 전 충북청장까지 구속기소된데 이어 또 지역출신 간부가 구속기소된데 까지를 상기시키며 연일 뒤숭숭한 분위기다.

충북청의 한 간부는 “A 청장의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진실은 밝혀지겠지만, 경찰 내부에서는 충북출신 김기용 경찰청장의 내정에 따라 충북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한 일부 세력들이 조직을 흔들기 위한 꼼수라는 의견도 나온다”며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일선서 한 경관은 “전 충북청장들이 내리 각종 비리를 저질러 사법처리된 적이 있다 보니 언론보도를 접하자 마자 '이번에도?'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 유동천 제일저축은행 회장(72·구속기소)으로부터 저축은행 민원과 관련한 청탁과 함께 3000만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로 이철규 전 경기지방경찰청장(55·2010년 충북청장 역임)이 지난달 16일 구속기소됐으며, 2008~2009년 충북청장을 지낸 박기륜·이춘성 전 충북청장도 수뢰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거나 불구속 기소돼 재판계류 중이다. 박기륜 전 청장은 함바(건설현장 식당) 비리에 연루돼 각종 청탁과 함께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으며, 이춘성 전 청장은 코스닥 상장사로부터 투자 이익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하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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