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100일 넘도록 치솟던 기름값이 서울과 경기, 제주 등 일부 지역에서 소폭 하락했다.

특히 유가잡기에 고전을 면치 못하던 정부가 조만간 또다시 유가안정 종합대책을 내놓을 것 알려지면서 기름값 인하로 이어질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8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 사이트(www.opinet.co.kr)에 따르면 전날 서울의 보통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2133.41원으로 전날보다 1.84원 내렸다. 경유 역시 ℓ당 1.95원이 내린 1945.03원을 기록했다.

같은 날 서울을 비롯해 경기는 ℓ당 0.45원, 제주 7.77원, 울산 0.09원이 내렸고, 인천은 지난 16일 보통휘발유 가격이 전날보다 ℓ당 0.74원이 내린 2064.45원이었다.

반면 이들 지역을 제외한 대전 등 전국의 기름값은 변동없이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부터 국제 유가가 조정국면에 들어가고 서울 등 일부지역의 기름 값이 100여일 만에 소폭 떨어지면서 전국적으로 하락 추세가 이어질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알뜰주유소나 전자상거래 도입 등 연이은 안정화 대책에도 불구, 국내 유가가 좀처럼 하락기미를 보이지 않자 정부는 기존 대책 강화를 골자로 한 추가 대책을 내놓는다.

지식경제부는 19일 기획재정부와 공정거래위원회 등과 함께 혼합 석유판매 제도개선, 석유 전자상거래 확대, 알뜰 주유소 활성화 등 석유 유통구조 개선 및 경쟁 활성화 방안을 담은 안정화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대책은 정유4사로 이뤄진 석유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혼합석유 판매 활성화를 추진하는 것이 골자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지난달 말 개설한 전자상거래 시장에 정유업계의 참여를 독려하는 방안과 알뜰주유소 확대 대책 등도 포함된다.

그러나 이번 대책에는 그동안 각계의 요구가 빗발쳤던 유류세 인하 방안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서민들이 피부로 느낄 만한 효과로 이어지기에는 역부족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혼합판매의 경우 어느 정도 가격이 떨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하락 폭이 제한적일 뿐 아니라 정유사 독점공급 계약형태가 개선되지 않으면 주유소들의 참여가 크지 않은 것이란 전망이다.

게다가 혼합판매 활성화를 위해 전자상거래 시장에 정유사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지만 시장 거래가가 정유폴 주유소에 공급하는 가격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높아 적잖은 반발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정부가 국내 석유시장의 인위적 개입보다는 유류세 인하를 포함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주유소협회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가 내놓은 대책이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점을 볼 때 유류세 인하 없이는 유가안정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 “혼합판매가 활성화되면 그동안 정유사에서 자사폴 주유소에 주던 다양한 브랜드 할인 혜택 등이 줄어 실제 소비자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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