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충북 청주지역 한 주유소 미터기. 3만 원에 14.642ℓ가 들어갔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  
 

살 떨리는 고유가에 한 푼이라도 절약하려는 운전자들의 발길이 알뜰주유소나 셀프주유소 등 저렴한 주유소로 발길이 옮겨지고 있다. 하지만 저가 주유소와 고가 주유소 간 소비자들이 체감하는 주유량은 별반 차이가 없어 가격표시제가 단순한 호객행위가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고유가 시대를 살고 있는 소비자들의 실질 체감경기가 둔화된 면도 있지만, 일선 주유소의 정량 판매에 대한 관할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도·단속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17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인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이날 현재 충북도내 주유소의 보통 휘발유 평균가격은 ℓ당 2063.04원으로, 전국 평균가(2062.31원)를 넘어섰다. 이는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서울(2133.41원)과 경기(2071.22원), 충남(2068.76원), 대전(2065.39원) 등에 이어 전국에서 6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특히 청주지역에서 보통휘발유 가격이 2000원 미만인 곳은 찾아 볼 수 없으며, 지역 내 최고가를 기록한 주유소의 보통휘발유 판매가는 ℓ당 무려 2199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처럼 고유가 현상이 심화됨에 따라 저렴한 주유소를 찾기 위한 운전자들의 노력은 애달프기만 하다.

평소 단골 주유소만을 찾아 굳이 방문을 한다거나, 번거럽지만 시외지역에 있는 값 싼 주유소를 찾는 일은 고유가 시대 이제는 일상이 돼버렸다. 하지만 이렇게 갖은 노력 끝에 주유를 하더라도 일반 주유소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주유량 게이지에 불신은 커져만 가고 있다. 직장인 김모(39·청주 상당구 우암동) 씨는 "저가 주유소나 고가 주유소에서 주유를 해봐야 양에 있어 별반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면서 "직접 운전을 하는 입장에서 체감상 그럴 수도 있겠지만 요즘 같은 고유가 시대에는 1~2원 오르는 데도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현재 청주지역 한 셀프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ℓ당 2049원으로, 3만 원 주유를 했다고 가정했을 때 14.64ℓ휘발유가 들어간다. 반면 ℓ당 2199원에 거래되는 한 고가 주유소의 경우 같은 금액의 주유를 하더라도 13.64ℓ밖에 들어가지 않는다. 1ℓ의 주유량 차이가 발생하지만 어느 곳에서 넣더라도 운전자들이 체감하는 주유량은 비슷하게 느껴진다. 실제 이 같은 현상은 일선 주유소에 지도·감독 권한이 있는 시와 한국석유관리원에 빗발치는 '정량 의심 민원'건 수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한국석유관리원에 따르면 주유소 정량 의심으로 접수된 민원 건수는 하루 평균 15건에 달한다. 한국석유관리원 관계자는 "올해 충북도내 주유소 미터기 적발로 적발된 건수는 단 한건도 없었다"며 "양을 속이는 주유소에 대한 처벌은 그 수위 자체가 높아 발생률이 높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금과 같은 고유가 속에서 소비자들의 기대심리에 미치지 못하는 가격대비 주유량에 일단 의심부터 하는 경향이 많아진 탓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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