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던 충북의 민심이 올 연말 대선에서 어떻게 표출될 지 주목된다.

지난 제19대 총선은 충북에서 여당의 완승으로 마감됐다. 의석수는 새누리당 5석, 민주통합당 3석으로 두 차례에 걸친 야당 밀어주기에서 여당으로 지역유권자들의 표심이 쏠렸다. 의석수만 놓고 볼 때 여당의 완승이지만 정당 득표율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새누리당은 43.8%, 민주통합당은 36.02%, 통합진보당 7.7%, 자유선진당 5.31% 순이다. 정당별 득표율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 간 다소 차이가 벌어졌으나 야권연대 득표율은 43.7%로 새누리당과 비등하다.

충북에서 여야 간 지지세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 것으로 분석되면서 향후 지역표심이 어디로 향할지 여부에 따라 대선결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이번 총선 결과가 그대로 반영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대선 변수를 고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예측은 대선까지 기간이 너무 짧다는데 근거한 것이다. 대선까지 8개월 가량 남았고, 5월 개원하는 제19대국회에서 당선자들의 의정활동을 평가를 못한다는 점이다. 이번 총선에서 충북의 유권자들은 야당의 정권심판론보다 여당의 지역심판론, 즉 물갈이를 선택했다. 오랫동안 야당을 지지했지만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에 못 미쳤다는 여론이 표심을 흔들어놓은 것으로 분석된다. 따라서 여당이 힘을 얻게 됐고 여당 국회의원들에 대한 기대감도 그만큼 높아졌다. 하지만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치러지는 대선에서 6개월 남짓 의정활동을 하고 있는 국회의원들을 평가하기가 어려워 큰 변수가 없는 한 총선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질 가능성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총선에서 여당 밀어주기에 따른 견제심리가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여대야소 국회가 되면서 대선에서는 야당 지지세가 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19대 총선과 같은 야권연대가 성사될 경우 야당 후보의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당보다 인물론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에 대한 지지도가 관심사다. 박 위원장이 새누리당 대권 후보로 나설 경우 외가인 옥천을 중심으로 충북에서 지역유권자들이 얼마나 지지해줄 지가 관심사다. 일단 박 위원장에 대한 지지율이 높을 것이라는 여론이 지배적이다. 이번 총선에서 새누리당은 박풍(朴風)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평가됐다. 청주권, 중부4군 등 민주통합당과의 박빙지역에서 박 위원장의 두 차례에 걸친 지원유세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박 위원장은 음성, 진천 등에서의 지원유세에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위력을 발휘했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충북의 대선에 대한 민심을 논하기는 어렵지만 총선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총선 결과를 그대로 대선까지 가져갈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대선과정에서 나올 수 있는 변수에 따라 유권자들의 선택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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