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에서 지역심판론으로 야당에 설욕전을 펼친 새누리당이 지역여당 역할을 제대로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충북의 8석 가운데 새누리당은 5석을 차지했다. 새누리당은 송광호 당선자(제천·단양) 4선, 정우택 당선자(청주상당) 3선, 윤진식 당선자(충주) 2선, 경대수 당선자(증평·진천·괴산·음성)과 박덕흠 당선자(보은·옥천·영동)가 초선이다. 민주통합당은 오제세 당선자(청주흥덕갑), 노영민 당선자(청주흥덕을), 변재일 당선자(청원)이 각각 3선을 달성했다.

두 차례에 걸쳐 충북에서 패했던 새누리당 당선자들도 야당 당선자들 못지않은 정치경력을 과시하고 있다. 따라서 새누리당 지역국회의원들의 역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 대표에 친박계 인사가 물망에 오르는 등 친박계가 당권을 장악할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서는 6선의 친박 핵심 강창희 당선자가 차기 당 대표로 거론되고 있다.

원내대표도 여러 다선의원들의 도전이 예상되지만 친박계로 분류되는 다선의 송광호, 정우택 등 당선자들은 입줄에 오르지 않고 있다. 다만 일부 다선 의원들이 중진으로서의 역할을 기대할 뿐이다. 전국의 총선 당선자 가운데 최고령(69)인 송 당선자는 입각 또는 국회부의장을 노리고 있다. 송 당선자의 국회의장 꿈은 영남권과 수도권과의 당내 경쟁을 극복해야 하기에 쉽지 않을 전망이다.

3선의 정 당선자도 자민련에서 당적을 옮겨온 터라 당내 입지를 굳히지 못하고 있다. MB정권의 실세인 친이계 윤 당선자도 정권말기라는 점에서 지난 18대 국회에서와 같은 의정성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사다. 대체로 충북 출신 당선자들의 당내 입지가 높지 않아 지역주민들의 기대치에 미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새누리당 당선자들의 상임위 활동이 지역발전에 중요한 만큼 여당 의원으로서의 상임위 활동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정 당선자는 경제관련 상임위, 윤 당선자는 국토해양위, 경 당선자는 국토해양위 또는 농림수산식품위를 희망하고 있다.

연말 대선 결과에 따라 상황이 바뀔 수도 있으나 충북의 다수석을 얻은 새누리당 당선자들이 지역발전을 위한 역할에 따라서 다음 선거에서 심판 대상자로 전락할 수도 있다. 대선에서 여당이 승리해 차기정권을 창출하면 대선 역할에 따라 지역출신 국회의원들이 당 안팎에서 입지를 굳힐 수 있다. 반대의 경우 새누리당은 충북에서 다수석을 차지하고도 여당 프리미엄 없이 야당 의원으로 의정활동을 해야 하는 어려움에 처한다.

제19대 국회 출범을 앞둔 시점에서 충북의 당선자 가운데 야당 인사들의 당직 기용 가능성과 역할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민주통합당 노영민 당선자는 상임위원장과 원내대표 도전의 가능성이 있다. 3선의 노 당선자는 오랫동안 활동했던 지식경제위를 희망하고 있고 상임위원장까지 기대된다.

다음 달 4일 치러지는 민주통합당 원내대표 경선 주자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당 대변인과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내며 당내 입지를 굳혀온 노 당선자는 19대 총선 공천심사에도 참여하는 등 중진역할을 해왔다. 따라서 원내대표가 아니라도 당직을 맡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지역정가의 관계자는 “지역심판론으로 여당의 지위를 되찾은 새누리당이 지역발전 역할을 하기에는 지역의 정치적 기반이 약하다는 점에서 여건이 좋지 않다”며 “야당이 다수석을 차지하고도 제역할을 못했다는 뭇매를 새누리당도 맞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엄경철 기자 eomkc@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