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와 충주시가 2017년 전국체전 주개최지 유치를 놓고 2라운드를 벌인다.

충북체육회는 지난 13일 충북도내 12개 시·군을 대상으로 오는 2017년 제98회 전국체육대회 유치신청을 마감한 결과 청주시와 충주시가 유치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15일 밝혔다. 충북체육회는 이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한 심사와 평가를 통해 주 개최지를 선정, 대한체육회에 유치신청서를 제출한다는 방침이다. 2017년 전국체전 개최지는 오는 6월 열리는 대한체육회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된다.

청주시와 충주시가 2016년 전국체전 주개최지에 이어 2017년 대회 주개최지 선정에도 재도전하면서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는 이번 대회에서 청주시와 청원군이 전국체전을 공동 유치하고 주경기장 건립 등을 함께 추진함으로써 청주·청원 통합을 실현할 수 있다는 당위성을 내세우고 있다. 이를 위해 제3차 우회도로와 가까운 청원군 지역에 약 26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4만 석 규모의 1종 종합운동장을 신축한다는 계획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충북의 수부도시인 청주는 열악하고 낙후된 체육인프라를 개선해야 할 필요성이 시급하다”며 “충북체육의 장기 발전 차원에서 청주시가 선택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6년 전국체전 개최지 결정 과정에서 ‘투표에서 이기고 현장 실사에서 진’ 충주시도 절치부심 끝에 재도전에 나섰다. 충주시는 지난 2월 체전추진단을 새롭게 구성하고 인원을 보강해 2016년 대회 유치 과정에서 미흡했던 숙박대책, 시·군별 체전종목 분산개최 등 대한체육회의 요구사항에 맞춰 유치계획을 수정·보완해 제출했다. 특히 158만 충북도민의 화합 체전을 위해 보은·옥천·영동에 경기종목을 새롭게 배정했다. 축구, 배구, 야구, 유도 등의 인기종목을 인구가 많은 청주권에 배정한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충주시 관계자는 "2016년 전국체전 유치를 위해 벌였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대한체육회 관계자들과도 연대감이 쌓여 있고 각종 국내외 대단위 체육행사를 유치해 중앙경기단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며 “2017년 전국체전 유치를 자신한다"고 말했다. 청주시와 충주시가 각각 전국체전 주개최지 유치를 자신하고 있는 가운데 과열 경쟁을 우려한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충북체육의 장기발전을 위해 충북도와 충북도체육회가 적극적인 조정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2016년 전국체전 유치를 놓고 충남과의 경쟁에서 고배를 마신 충북은 2017년 대회에 재도전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3파전을 벌였던 경북이 재도전 의사를 비치고 있고, 각각 2000년과 2003년 전국체전을 개최했던 부산과 전북도 2017년 대회에 도전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순번제 개최 경향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추세긴 하지만 충북보다 먼저 대회를 개최했던 자치단체가 잇따라 대회 유치를 희망하는 것은 분명 충북에 악재다. 도내 자치단체간의 과열 경쟁을 예방하고 도세를 결집시키기 위해서라도 충북도가 조정 능력을 보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는 이유다.

한 체육 관계자는 “표를 얻어야 하는 자치단체장 입장에서는 국내 최대의 이벤트 행사인 전국체전 유치에 총력을 기울일 수 밖에 없다”며 “도내 자치단체간의 과열 경쟁은 안 그래도 열세인 충북도세의 분열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일례로 전국체전 주개최지를 충주로 한다면 통합 청주시는 100만 도시의 위상에 걸맞게 동아시아 대회를 준비하던지, 전국체전 유치와 별개로 도 차원에서 청주권에 종합스포츠타운 조성을 약속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며 “보다 큰 틀에서 충북체육과 충북의 미래를 고민해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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