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 상주에 위치한 경천대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절경이 여객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낙동강 1300여리 물길의 제1경으로 꼽히는 경천대의 봄은 산맥의 싱그러운 초록이 강물에 녹아들어 흡사 한 폭의 풍경화를 떠올리게 한다.  
 
강원도 태백 황지못에서 발원해 부산까지, 한반도 남쪽을 굽어 흐르는 낙동강 1300리. 그 중 낙동강 최고 절경이 바로 상주 경천대다. 이번 주 금토일에는 경북 상주에 자리한 경천대에 올랐다.


낙동강 천삼백 리 최고의 절경

상주 IC부터 경천대에 이르는 6㎞ 남짓한 길. 경천대를 만나자니 마음부터 들뜬다. 낙동강의 제1경으로 꼽히는 상주 경천대. 낙동강과 경천대가 어우러지는 그 비경을 제대로 바라보려면 제법 가파른 계단을 올라 전망대를 찾아야한다.

전망대로 통하는 울창한 소나무 숲길로 발길을 옮겼더니 돌탑길이 보인다. 수많은 이들의 소원이 쌓인 돌탑길이 300m쯤 이어진다. 주변 절경으로 세속이 아닌 듯 넋도 혼도 빼앗겼다. 마침내 3층짜리 전망대. 이곳에 오르면 깎아지른 기암절벽에 듬성듬성 자라난 노송이 한 폭의 산수화를 보는 듯하다. 그 밑을 흐르는 강이 만나 탄성이 절로 나는 절경이다.

 

   
▲ 인기리에 방영됐던 드라마 ‘상도’세트장.

전망대를 거쳐 어느새 발길은 경청대로 향한다. 경천대는 임진왜란 때 왜군과 100여 차례의 전투를 승리로 이끌어 '육지의 이순신'으로 불린 정기룡 장군이 용마와 함께 수련했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절벽 위로 뻗어진 소나무숲과 강물, 백사장이 어우러져 낙동강의 절경을 더욱 가까이 느낄 수 있다.

경천대는 낙동강 천삼백 리 물길 중 아름답기로 첫 번째 꼽힌다. 하늘 높이 솟구쳐 오른 바위 위로 푸른 하늘과 햇살을 담은 송림이 우거져 있고, 아래로는 굽이도는 물길에 금빛 모래사장이 햇빛을 받아 반짝이는 멋진 모습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태백 황지에서 발원한 낙동강은 아래로 내려가 도시를 하나씩 만날 때마다 자연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잃어가고 있다. 그러나 경천대 만큼은 본래 갖고 있는 모습 그대로 잘 보존돼 있다는 게 특징이다.

경천대의 옛 이름은 자천대로 '하늘이 스스로 만든 아름다운 곳'이라는 뜻으로 낙동강을 굽어보는 절벽에 세워졌다. 이곳에서 바라본 낙동강의 모습은 그야말로 자연의 신비가 그대로 전해온다. 병자호란 후인 1628년 봉림대군이 중국에 볼모로 갈 때 주치의로 따라갔던 채득기(蔡得沂)가 터를 닦았다고 한다.

경천대를 중심으로 잘 꾸며진 공원 시설은 한나절의 가족나들이에 부족함이 없다. 산악자전거 등 레포츠를 즐기기에 알맞은 산책로가 있어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면서 즐기기에 좋다.

 

   
▲ 경천대에서 2㎞ 거리에 위치한 상주보 전경.

굽어 흐르는 낙동강의 모습과 주변 경관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아름답다. 정상까지 오르는 오솔길은 세라믹 황토 자갈이 깔린 산책로다. 맨발로 흙을 밟으면서 시원한 발마사지를 즐기며 바라보는 경관이 더욱 상쾌하다. 황톳길 옆에 재미있는 조각상과 돌탑들이 늘어서 있어 지압과 동시에 재밌는 볼거리를 제공해 준다. 약 70m의 길이 끝나고 나면 식수대와 발세척하는 곳이 있으니 마음껏 황톳길을 즐겨도 좋다.

경천대 옆에는 수백 년 풍상에도 고결한 기상을 잃지 않은 무우정이 서있다. 무우정은 우담이 청에서 돌아와 벼슬을 마다한 채 은거한 곳이란다. 우담은 이곳에서 학문을 닦으며 북벌의 때를 기다렸단다. 무우정에서 산책로를 따라 남쪽 강가로 내려가면 드라마 '상도' 촬영장이 있다.

‘상도’ 촬영장은 낙동강의 푸른 물결과 함께 어우러지는 경관이 일품이다. 촬영 이후 소홀하게 관리되는 대부분의 장소와 달리 깔끔하게 단장돼 있다. 더욱이 중간중간 앉아서 쉴 수 있는 벤치와 갈증을 해소시켜줄 식수대, 매점, 음식점 등 휴식공간이 다양하게 마련돼 있어 만족스럽다.

 

   
▲ 공중에서 본 상주 경천대의 고즈넉한 풍경.

상주보의 신비

한반도에서 압록강 다음으로 긴 낙동강은, 강원도 태백의 함백산 너덜샘에서 발원해 경상북도와 남도를 두루 돌아 부산 다대포로 흐르는 1300리 영남의 젖줄이다. 그 중심에 상주보가 있다.

경천대를 빠져나와 약 2㎞. 낙동강 8개 보 중 첫 번째 보인 상주보가 모습을 드러낸다. 상주보는 물줄기가 주변 풍광과 어우러져 절경을 이룬다. 또 한천 경사를 이용한 친수시설이 조성돼있어 즐길 거리가 다양하다. 상주보, 다기능 보는 상주에 전래되는 오복동의 전설이라는 지역적 특성을 반영해 ‘앤드락’ 이라는 컨셉을 갖고 디자인 됐다고 한다. 또 환경 친화적 자재를 선정, 적용했다. 저탄소 녹색설계(소수력·태양광 발전)라는 친환경요소를 가지고 있다고 하니 상주보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는 요소인 것 같다. 흰색과 파란색의 조화로 기둥위 겹겹이 쌓아올린 듯한 특이한 디자인, 그 옆 깔려있는 자갈들, 푸른 낙동강은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 경천대에서 바라본 굽이치는 물결의 낙동강 전경.

주변 자연경관은 더 환상적이다. 모래 사주와 버드나무 군락, 자전거 길 그늘 목과 제방 숲길은 한적한 시골길을 연상시킨다. 상주보를 따라 조금만 가면 하늘로 우뚝 솟은 절벽 위로 우거진 송림, 누군가의 소망을 간직한 돌탑 길. 그리고 경천대의 금빛 모래사장이 환상처럼 펼쳐진다. 생태공원 조성을 위한 마무리 공사로 아직은 분주한 상태. 공사가 마무리된다면 걷기 좋은 여행코스가 또 하나 탄생되지 않을까 기대되는 곳이다.

글·사진=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여행팁>

비봉산 관찰데크= 상주에 있는 비봉산에 오르면 상주보와 경천숲, 자전거박물관 등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팬케이크를 겹겹이 포개놓은 듯한 재미있는 디자인의 상주보, 그리고 금강송군락지로 이뤄진 경천숲을 보면 가슴이 탁 트일 것 같다.

자전거박물관= 상주시가 자전거 도시임을 대변해 주는 존재. 전시물은 모두 자전거로 박물관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초창기에 발명된 자전거에서 현재의 MTB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자전거가 전시돼 있다. 전시물 중에는 나무로 만든 자전거, 이층자전거, 물 위를 달릴 수 있는 수륙양용자전거 등 희귀한 자전거도 있어 눈길을 끈다. 지하 1층 자전거대여소에서는 무료로 자전거를 빌려준다.

도남서원= 상주보 근처에 자리한 도남서원은 옛 마을을 엿볼 수 있는 여행지다. 드라마 세트장이 크진 않지만 초가집 아래에 서재와 부엌, 안방을 잘 꾸며 놓아 구경하기 좋다. 지게도 짊어보고 절구도 쪄보며 조선시대의 흔적을 온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재밌는 곳이다. 도남서원은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정몽주 선생이 머물며 공부하던, 지금 우리로 치자면 소수정예 고액과외수업과도 같은 아무나 들어가기 힘든 곳이었다.

뿅뿅다리= 20여 년 전 세워졌다는 용포마을의 뿅뿅다리. 다리에 구멍이 촘촘히 뚫려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다리 아래로 물이 찰랑찰랑 올라오는데 비가 올 때는 다리가 잠긴다고도 한다.

검암습지= 경관이 수려한 것은 물론 멸종위기종인 황새, 검독수리, 재두루미, 삵 등 20종의 멸종 위기종의 서식이 확인된 곳으로 아이들과 함께 떠나는 생태공원으로 손색이 없다.

충의사= 충의사(지방문화재 기념물 제13호)는 조선 선조 때 무장으로 임진왜란 육전의 명장으로 큰 공을 세운 정기룡 장군의 위패를 모신 곳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중 왜군과 60여 차례 전투를 치른 정기룡 장군은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 중에서 임진왜란 당시 상주성을 탈환한 전투와 정유재란 때의 고령전투, 성주전투가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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