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청주·청원지역 후보의 지원유세를 위해 청주 성안길을 방문, 시민들에게 손을 흔들며 인사를 하고 있다. 특별취재팀 | ||
충북에서 최근 10여 년간 민주통합당에 열세를 면치 못했던 새누리당이 4·11총선에서 반전을 이뤄낼 수 있었던 배경에는 유력 대권후보인 '박근혜의 힘'이 주효했다는게 지역정가의 분석이다.
이번 선거의 최대격전지로 꼽혔던 청주상당구는 여론조사에서 줄곧 우위를 점해왔던 새누리당 정우택 후보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하지만 정 후보의 선거 여정은 그리 녹록치 못했다. 선거 중반 불거진 성추문 의혹에 3월초 여론조사에서 12%p까지 벌어졌던 민주통합당 홍재형 후보와의 격차는 같은달 말 4.5%p까지 좁혀지며 위기감이 감돌았다. 이런 와중에 박근혜 새누리당 선거대책위원장의 등장은 흔들리는 지지세력을 다잡는 견인차 역할을 했다. 실제 3월 30일 박 위원장의 충북 지원유세 이후 정 후보와 홍 후보간 여론조사 격차는 또다시 9.1%p 차로 벌어지며 정 후보가 또다시 승기를 잡는 계기가 됐다.
청주 상당구와 더불어 도내 최대접전지로 꼽혔던 중부4군(증평·진천·괴산·음성)도 '박풍(朴風)'의 긍정적 효과가 상당수 작용했다는 평가다. 새누리당 경대수 후보와 민주통합당 정범구 후보의 리턴매치가 치러진 이 곳은 선거기간 내내 각종 여론조사 결과가 엎치락뒤치락 혼전양상을 띠었다. 이에 박 위원장은 공식선거운동 시작 이후 두 차례에 걸쳐 이들 지역을 방문해 지원유세에 나서며 당력을 모았다. 지난달 30일 음성에 이어 8일 진천을 방문했을 때는 유세현장에 2000여 명의 주민이 몰려 말 그대로 '박풍'을 실감케 했다. 그 결과 당초 초접전을 예상했던 결과는 경 후보의 낙승으로 끝을 맺었다.
박 위원장의 어머니 고 육영수 여사의 고향인 옥천이 속한 남부3군(보은·옥천·영동)에서도 박 위원장의 영향력은 컸다. 특히 '세습정치' 논란을 불러왔던 이용희 전 국회부의장의 아성을 무너뜨리는데 성공했다. 이 전 부의장의 3남인 민주통합당 이재한 후보에 맞서 새누리당에선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 회장을 지낸 박덕흠 후보가 나섰다. 그러나 공천방식에 불만을 품은 심규철 후보가 무소속으로 돌아서면서 보수세력의 분열 우려를 낳았다. 이에 박 위원장은 선거기간을 전후해 두 차례나 이곳을 방문하며 공을 들였다. 결국 박 위원장의 지원에 힘을 얻은 박 후보는 40% 이상의 득표를 얻으며 두 경쟁후보를 제치고 낙승을 거뒀다.
청원선거구 새누리당 이승훈 후보가 당선에는 실패했지만 초반 열세를 극복하고 선전할 수 있었던 원동력 또한 '박풍' 효과가 컸다는 관측이다. 3선에 도전한 민주통합당 변재일 후보에 도전장을 내민 이 후보는 예비후보 당시만 해도 여론조사에서 1자릿수 지지율에 불과했다. 하지만 후보단일화 이후 박 위원장의 지원을 등에 업고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이 후보는 막판 변 후보와의 격차를 오차범위 내까지 좁히며 접전을 벌였다.
이와 관련 지역정가의 한 인사는 "유력한 대권후보와 선거의 달인인 박 위원장은 충북도내 주요 선거구의 판세에 큰 영향을 주기에 충분했다"며 "특히 적극 투표층에서 보수세력의 응집을 이끌어냄으로써 선거 결과에 '박풍'의 긍정적 효과를 불러왔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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