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도심에 짓다만 고층 주상복합아파트가 기약없이 방치되고 있다. 시공사가 부도나거나 건축주가 사업성을 재검토하는 건설현장이 잇따르면서 공사가 무기한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 건축물들은 도시 미관을 해치는 것은 물론 자원 낭비라는 점에서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9일 대전시와 대한주택보증에 따르면 대전지역 내 연면적 3000㎡ 이상 대형 건축 공사장 중 장기 공사중단 건축현장은 총 11개에 이르고 있으며 수년째 공사중단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

이들 장기 공사중단 건축현장의 경우 대부분 입지가 좋은 길목에 자리잡고 있어 간접적 피해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관리대책이 요구된다.

실제 대전 유성구 봉명동 549-1, 10번지 포스코 무궁화호텔 복합건물 신축공사 현장은 지속되는 민원에 떠밀려 결국 수년째 방치돼 왔던 골조건물을 철거했다.

‘포스코건물’로 알려진 이 건물은 건축 당시 지하 6층에 지상 24층, 연면적 5만 9797㎡(1만 8000여평)의 대규모 관광숙박시설 용도로 착공됐지만 공사 착수 2년여 만인 지난 98년 10월에 공사가 중단된 후 지난해까지 철골공사만 완료된 상태로 방치돼 왔다.

2004년 3월 설계변경을 통해 40·50·60평형대 총 144가구 물량으로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와 같은 고급 대형 주상복합 건물을 선보일 예정이었던 이 건물은 공사 중단 10년 만인 지난 2008년 9월 12일 구조물 철거작업에 착수해 현재 마무리 작업 중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어떠한 사업계획도 나오지 않았지만 쏟아지는 민원 때문에 일단 철골구조물 철거작업을 착수했다”며 “매각을 최우선으로 두고 처리방안을 강구하고 있지만 경기불황으로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는 상태”라고 말했다.

옛 대전시민회관 옆 한승메디치카운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2005년 1월 건축허가를 받아 같은해 11월 착공했으나 시공사인 한승종합건설의 부도로 지난 2007년 6월 공정률 43%에서 공사가 중단된 후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한승메디치카운티는 중구 문화동 1-9, 1-169 일대 대지면적 3264㎡, 연면적 4만 817㎡(1만 2347평)에 지하 4층, 지상 27층짜리 160가구 규모 주상복합아파트로, 대한주택보증에서 관리하고 있다.

최초 공매가는 227억 원이었으나 모두 9차례 유찰 끝에 97억 원대에 수의계약으로 전환됐다.

유성구 봉명동 466-2번지 일대 성원상떼빌주상복합도 지하 6층, 지상 26층 216가구 규모로, 지난 2005년 11월 착공 후 3차에 걸쳐 설계변경을 했지만 지난 2007년 3월 지하 4층에서 공사가 중단돼 현재까지도 공사재개는 요원하다.

중구 오류동 73-1번지 지하 5층, 지상 40층 298가구 규모 주상복합 베네스타도 2차 변경을 거쳐 지난 2006년 11월 건축허가를 받았지만 지난 2007년 11월 지상 1층 바닥공사가 중단된 후 진척이 없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는 이들 현장에 대한 매각관련 문의조차 뚝 끊긴 상태”라고 말했다.

황의장 기자 tpr111@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