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수원에서 발생한 20대 여성 토막 살인과 관련, 9일 조현오 경찰청장이 사건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키로 하자 지역 경찰들이 술렁이고 있다.

이번 사건이 경찰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최악의 결과를 초래한 만큼 누군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이 강한 게 사실이지만 청장 사퇴라는 충격적인 결과에 황당한 표정이다.

이날 조 청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통해 “경찰의 무성의함이 이런 참혹한 결과를 초래했으며 사건 축소와 거짓말로 국민에게 실망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사죄에 말씀을 드리며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며 “앞으로 재발 방지를 위해 경찰의 범죄 대응능력은 물론 112신고 사건처리시스템과 상황실 운영체제를 전면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사실이 전해지자 지역 경찰들은 그동안 믿고 따랐던 수장을 불미스러운 일로 한 순간에 잃어버린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까워하고 있다.

한 경찰관은 “평소 본청장이 열심히 일을 했는데 임기를 얼마 남기지 않고 떠난다고 하니 직원들의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며 “일부 직원들은 이번 일로 모든 경찰이 시민에게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줬다고 걱정하고 있으며, 청장 사퇴로 갑작스러운 인사가 나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일부 직원들 사이에서는 벌써 다음 청장에 대한 궁금증과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특히 지난해 충남지방경찰청장을 지냈고, 현재 경찰청장의 차석 자리에 있는 충북 제천출신의 김기용 차장이 유력 후보로 떠오르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차장이 경찰청장에 오르면 지역 경찰에 힘이 실릴 것이라는 심리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경찰청장의 자리가 정치적인 요소는 물론 지역적 안배 등 복잡한 조건이 필요한 만큼 아직 섣불리 단정짓기는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경찰 관계자는 “차기 청장을 논하기 보다는 어수선한 경찰 내부 분위기를 개선하는 게 우선”이라며 “자체 점검과 제도 보완 등을 통해 국민에게 신뢰받는 경찰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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