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익형부동산의 지형도가 오피스텔이나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옮겨가면서 원룸 등 다가구주택 소유자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기존 다가구주택이 신형 다가구주택이나 도시형생활주택 등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판단, 리모델링 등 유지·보수비용 투자 대신 처분에 나섰지만 거래가 신통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까지 대전시 동구의 한 대학가에서 다가구주택 임대를 했던 나모(60) 씨는 2009년 이후 이렇다 할 수익을 보지 못한 채 처분해야만 했다.

주변에 풀옵션을 갖춘 신형 다가구주택들이 우후죽순 생겨나면서 전세나 월세 가격이 주변 다가구주택들에 비해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나 씨는 “2006년 직장을 퇴사하면서 퇴직금까지 투자해 다가구주택사업을 시작했는데 2년간 반짝 인기를 얻었을 뿐 2008년 2학기를 기점으로 주변에 풀옵션 다가구주택이 들어서면서 공실이 나기 시작했다”며 “주변 다가구주택들과 수준을 맞추기 위해 인터넷, 에어컨, TV, 세탁기 등 가전제품에 투자했지만 한번 낮아진 전세·월세 가격을 높이기 쉽지 않아 결국 수익을 내지 못한 채 처분하게 됐다”고 말했다.

대전시 서구 월평동에서 다가구주택 임대를 했던 최모(59) 씨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최 씨는 “월평동에 다가구주택촌이 처음 생겨날 당시에는 서로 들어오려고 하던 곳인데 워낙 여기저기 다가구주택이 생기다보니 갈수록 리모델링 등 유지비가 부담스러워 결국 사업을 포기했다”며 “그나마 일찍 처분한 사람들은 상황이 나은편으로 2009년 말 이후에는 처분을 하려고 해도 거래가 안돼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사업을 이어가는 투자자들도 많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부동산중개업계 역시 다가구주택 등 다가구주택이 2000년대 공급 과잉을 겪고 있어 예전의 ‘확실한 수익형 부동산’의 위상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김종호 부동산114대전충청지사장은 “다가구주택은 수요자들이 새집으로 옮겨다니려는 성향이 있어 리모델링 등 투자비용이 커지는 데다 공급과잉으로 인해 경쟁력이 낮아지고 있다”며 “최근 대전지역 다가구주택매물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지역 부동산시장 침체의 영향으로 거래가 원활치 않아 수익형 부동산으로서 가치도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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