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동구가 오는 11월 착공 예정인 국민체육센터 내 수영장 조성을 놓고 장고(長考)를 거듭하고 있다.

수영장 조성비용만 수십억 원에 달하는데다 센터부지 인근에 대규모 민간수영장이 위치해 있어 이용객 유치를 담보할 수 없기 때문이다.

5일 동구에 따르면 국민체육센터는 가양동 709번지 일원에 부지면적 3500㎡, 연면적 4500㎡ 규모로 건설될 예정이다. 오는 11월 착공해 2014년 1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사업비는 시·구비 110억, 국민체육진흥기금 32억 등 총 142억 원이 투입된다. 관건은 센터 내 수영장 조성여부다.

동구는 수십억 원에 달하는 수영장 건설비용과 향후 발생하는 유지관리비를 간과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실제 동구는 건축설계사무소에 의뢰해 수영장 조성비용을 산출한 결과, 28억 원의 추가재원이 발생했다.

최근 신축된 중구 국민체육센터 수영장 면적인 930㎡와 25m×6레인 설치를 기준으로 비용을 산출했다.

더욱이 지하에 수영장이 들어선다면 지하 주차장 이전에 따른 추가금액 7억 원이 더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수영장을 조성할 경우 35억 원에 달하는 추가재원이 수반돼야 하는 셈이다.

특히 추가금액의 대다수는 구비로 충당해야하는 상황이다.

또 국민체육센터 조성부지에서 도보로 680m, 10분 가량이 소요되는 거리에 25m×5레인 규모의 민간스포츠센터가 자리 잡고 있다.

이곳 민간스포츠센터 이용객의 50%는 동구 거주민으로 확인됐고 센터 경영진 또한 동구민의 경우 요금할인이 가능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영장 이용객에 비해 과잉공급이 우려되고 있는 대목이다.

더불어 동구는 오는 6월 가오동 신청사 개청에 따라 청사관리비 증가 등 추가재정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거시적인 구 재정 운용측면이 고려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동구의회는 구민들의 의견에 따라 수영장은 꼭 건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최근 대전발전연구원이 국민체육센터 조성과 관련, 동구민 1234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331명(22.9%)에 달하는 응답자가 ‘수영장 조성’을 선호했다. 체력단련시설, 다목적체육관 등 각종 내부 시설 중 가장 높은 선호도를 기록한 것이다.

황인호 동구의회 의장은 “구민들의 여론을 반영해 수영장은 꼭 필요하다”면서 “구가 여타 불요불급한 사업비를 줄인다면 충분히 재정적 여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동구 관계자는 “가뜩이나 ‘인천발 재정쇼크’가 발생해 상황이 더욱 여의치 않아졌다”면서 “보다 밀도 있는 용역 및 시장조사를 실시해 수영장 조성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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