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발유 값이 별다른 인상요인이 없는데도 당초 예정된 유류세 환원분의 두 배 가까이 치솟아 운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9일 주유소종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일 현재 대전지역 주유소에서 판매되는 평균 휘발유 값은 ℓ당 1466원으로, 불과 한 달여 만(1월 5일 1299원)에 ℓ당 167원이나 올랐다.

충남과 충북지역 역시 ℓ당 각각 1453원과 1452원을 기록하며 비슷한 수준의 인상폭을 보였다.

이 같은 인상폭은 당초 정부의 유류세 환원조치에 따른 예상 오름폭인 ℓ당 82.5원의 두 배에 달하는 것이다.

때문에 상당수 운전자들은 그동안 국제유가나 환율 등의 변동요인이 미약했던 만큼 이번 인상은 유류세 환원을 틈탄 정유사들이 교묘하게 기름값을 올리는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동안 정유사들이 기름 값을 올릴 때마다 단골 핑계로 내세웠던 원·달러 환율이 지난해 말 일시적으로 1200원 대로 내렸던 것 외에는 거의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기름 값 변동의 주 요인인 국제유가 역시 근 3개월째 배럴당 45달러 내외에서 소폭 움직일 뿐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 요즘 운전자들이 실제 느끼는 기름 값 인상은 지난해 국제유가 폭등시기에 버금갈 정도로 부담스럽다.

K(33·대전시 유성구) 씨는 “설 연휴 전에는 ℓ당 1250원(휘발유)에 팔던 단골 주유소를 연휴가 끝나고 가보니 1319원으로 올라 있었고, 또 열흘 만인 이번주에는 1415원으로 인상됐다”며 “열흘 만에 주변에서 1300원 대 주유소가 사라져버렸다”고 말했다.

실제 8일 현재 대전에서 ℓ당(휘발유) 1300원 대에 판매하는 주유소는 대전에서 단 3곳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3곳 모두 1399원에 판매되고 있어 곧 사라질 전망이다.

반면 ℓ당 1500원 이상으로 팔고있는 주유소는 4곳에서 이번주들어 12곳으로 급증했다. 이 같은 기름 값의 초고속 인상에 주유업계 측도 의아하다는 표정이다.

대전의 모 주유소 관계자는 “올 초부터 유류세 환원조치로 어느 정도의 기름 값 인상은 예상했지만, 실제 정유사 공급가격은 매번 새로 들일 때마다 올라 우리 역시도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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