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은 해놨는데 집은 안팔리고, 어쩔 수 없이 이사를 포기했습니다.”

대전지역 부동산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대덕구·동구 등 도심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이사를 포기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이들 가구는 이사갈 집을 계약해 놓고도 현재 살고 있는 집이 거래가 이뤄지지 않아 잔금 마련이 어려워 계약금 보전을 위해 결국 부동산중개업소를 찾아 계약한 집을 되팔아 달라고 부탁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대전시 대덕구에 거주하는 이모(34) 씨는 서구 월평동의 한 아파트를 계약하고 집을 내놨지만 끝내 집을 팔지 못해 이사를 포기했다.

이 씨는 “시세를 고려해 최고거래가는 기대도 못하고 일반 거래가격에 집을 내놨지만 서너명이 집을 보기 위해 찾아왔을 뿐 거래는 이뤄지지 못했다”며 “자칫 계약금마저 날릴지도 모르겠다 싶어 이사를 포기하고 계약한 집도 부동산에 내놓을 수 밖에 없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 지역 부동산중개업소들은 이같은 사례가 3월 중순 이후에만 3~4건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현재 인근 아파트단지 매물이 수십채가 나오고 있지만 거래가 이뤄진 것은 한달 새 10채도 되지 않는다”며 “이 같은 상황에서 일부 가구들은 이사를 포기하면서 계약금이라도 보전하기 위해 계약한 집도 내놓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가격을 낮추면 집이 팔릴까 싶어 일부 가구들은 처음 제시한 가격보다 가격을 2000만 원까지 낮추고 있지만 도심 외곽이라 그런지 거래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일부 부동산중개업자들은 이 같은 도심외곽의 부동산 침체가 대전 전역으로 확대될 경우 연쇄적인 대전지역 주택가격 하락을 견인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서구 둔산동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둔산동 지역도 예전만큼 원활한 주택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도심외곽에서 둔산지역으로 들어오려는 수요자들이 해당지역에서 거래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라며 “결국 도심 외곽에서 원활한 거래가 이뤄져 둔산이나 월평 등의 지역으로 유입이 돼야 대전지역 전반적인 부동산 거래가 활성화 될 수 있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일 지금같은 시장 침체가 장기화 될 경우 대전지역 주택가격이 전반적으로 하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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