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년째 산불 감시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영표(70·청원군 남일면 두산2리)씨. 이덕희 기자  
 

식목일을 하루 앞둔 4일 오후 충북 청원군 남일면 황청리에서는 붉은색 조끼에 모자를 쓴 노인이 마을 어귀에서 엠프를 이용해 연신 방송을 한다.

“날씨가 건조하니 산불이 나기 쉽습니다. 산불을 조심합시다”라고 당부하는 그는 7년째 산불 감시요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전영표(70·청원군 남일면 두산2리)씨. 전 씨는 요즘 눈코뜰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식목일과 한식이 겹친 요즘은 봄나물을 캐는 등산객들이 부쩍 늘어난데다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산불 발생 위험도 높아져 감시를 소흘히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전 씨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남일면 전 지역을 순찰하면서 산불 감시 활동을 벌인다. 산 근처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사람, 논·밭두렁에 쥐불을 놓는 사람들 앞에는 어김없이 전 씨가 나타나 호통을 친다.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산불 예방에 대한 그의 열정은 준비 자세부터 남다르다. 5년전 사비를 들여 자신 차량에 장착한 엠프를 통해 전달되는 그의 목소리는 주민들에게 산불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기에 충분하다.

면내 이름 없는 산골짜기, 논·밭두렁 등 모르는 곳이 없을 정도로 그는 지역 지리에 밝기도 하다. 이런 전 씨의 노력은 청년들이나 부녀자들이 공무원들이나 말은 안 들어도 산불감시원인 그의 말은 꼼짝없이 듣게 만든다. 가족들도 그의 열정적인 모습에 든든한 지원군을 자처하고 있다.

그의 부인은 행여 고된 업무에 지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 남편과 함께 산불예방 활동에 같이 나서기도한다. “산불은 한번 발생하면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예방이 최선이다”고 말하는 그는 주민들에게 산불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 또한 감시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정작 그의 이런 마음을 알아주지 못하는 주민들도 있어 일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그는 전한다.

“입산 금지구역이라서 들어갈 수 없다”고 말려도 ‘우리는 산불 안내니까 올라가겠다’며 막무가내로 고집을 피우는 등산객들을 만나면 난감하다”며 한숨을 내쉰다. 또 일부 술 취한 주민들은 ‘엠프 소리가 시끄럽다’며 전 씨에게 고함을 지르기라도 할 때는 회의감이 느껴진다고 한다. 하지만 지역 산림보호를 위한 그의 열정에 면사무소 직원들은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김학수 남일면장은 “전 씨처럼 지역을 위해 봉사하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 것”이라며 “지역주민 모두 같은 마음으로 고마워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 씨는 “산불은 수십년간 가꿔온 귀중한 숲을 한순간에 앗아간다. 조금의 주의를 기울이면 얼마든지 예방할 수 있는 만큼 주민들의 협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하며 “건강과 환경이 허락하는 한 자연을 보호 하는데 앞장 설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언 기자 whenikis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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