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청주산업단지 내 인도에 버젓이 주차된 차량들.  
 

“길 한복판을 막고 있으면 어떡해요. 차 빼요.”

3일 오전 8시 30분. 충북 청주산업단지 내 이면도로에는 불법 주정차 차량들과 아침 출근시간 통행 차량들이 뒤엉키면서 거대한 주차장을 방불케 했다. 이 일대 교통체증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에는 SK하이닉스 청주사업장 생산라인 증설에 따른 공사용 자재차량까지 더해지면서 업체와 업체사이 이면도로의 교통혼잡은 극에 달했다.

청주산단관리공단에서 입주업체들의 주차공간 해결과 불법 주정차를 막기 위해 이면도로에 흰색선과 주황색선을 그려놓고 주차가 허용되는 흰색 선에만 한쪽 면 주차를 유도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턱 없이 부족해 도로 곳곳은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보행자 인도에 버젓이 주차돼 있는 차부터 도로 한복판을 막고 서있는 공사용 트럭까지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넘쳐났지만, 이렇다 할 단속의 손길은 찾아 볼 수 없었다. 특히 가장 문제가 심각한 곳은 LG전자와 하이닉스가 맞닿아 있는 이면도로로, 아침 출근시간 차량들과 공사용 트럭까지 몰리면서 금새 아수라장이 돼버렸다.

충분히 양방향 통행이 가능한 도로지만 주차구획에 주차된 차량들과 맞은편 도로에 세워진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이 시간만 되면 으레 일방통행으로 변하고 만다. 실제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을 보지 못하고 진행했다가 차와 차 사이에 막혀 움직이지 못하는 일도 다반사다.

청주산단 내 한 입주업체 직원은 “협소한 주차공간에 이런 일이 하루이틀은 아니지만 최근엔 공사용 덤프트럭까지 드나들면서 매번 출근길이 지옥길이 된다”며 “청주시에 지속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고 있지만 반짝 단속에 그칠 뿐”이라며 개탄했다.

다른 입주업체 직원도 “매일 아침 반복되는 교통체증에 회사 출근 전부터 맥이 빠져버린다”며 “시에서는 손만 놓고 있지말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오전 9시가 되자 교통체증은 잦아 들었지만 이 일대 도로는 주차된 차들로 조금의 여유공간도 찾아볼 수 없었다.

   
▲ 3일 청주산업단지 내 LG전자와 하이닉스가 맞닿은 이면도로에 불법 주정차된 차량들이 늘어서 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그도 그럴것이 산단 부지가 워낙 협소한 데다 입주업체 직원 수는 많아 매일 아침 주차를 하기 위한 경쟁은 치열하게 반복된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미 보행자들을 위한 인도는 자취를 찾을 수 없으며, 여유공간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주차장으로 활용되고 있다.

매번 출퇴근 시간마다 되풀이 되는 교통체증에 일부 입주업체 직원들은 순번(?)을 정해 시에 민원을 제기하는 등 단체활동도 불사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불법 주정차 차량에 대한 강력단속 방침이나 마땅한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시의 모습에 매일 아침 전쟁을 겪어야 하는 입주업체 종사자들의 불편만 가중되고 있다.

이로인해 여러가지 방안이 제시되고 있으나 이중 근로자들이 승용차 운행을 자제하고 셔틀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입주업체들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실효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흥덕구청 관계자는 “최근 심해진 교통체증 민원에 인력을 늘리고 이 일대에서 하루 스티커만 200장 이상을 발부하는 등 단속활동을 강화하고 있지만 불법 주정차 차량들이 줄지 않고있다”며 “더욱 단속활동에 만전을 기하겠지만 현대백화점과 하이닉스 공사 완료전까지의 불편은 어떻게 해 볼 도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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