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달때문일겁니다. 그렇게라도 생각하지 않으면 희망이 안보여요.”

대전지역 주택거래 침체로 부동산중개업계 및 이사전문업계가 매출부진을 겪고 있다.

이들 업계는 지역 부동산시장 침체의 원인이 주택공급과잉과 금융권 대출 제한 등 각종 악재의 영향이라고 분석하면서도 애써 윤달이 끼어있는 올해 달력에 원망스러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윤달은 날짜상의 계절과 실제의 계절이 어긋나는 것을 막기 위해 몇 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달로, 올해에는 오는 21일부터 내달 20일까지 음력 윤달이 끼어있다.

일반적으로 윤달은 ‘귀신이 쉬는 달’이라는 속설이 있어 수의제작, 이장 등 흉사(凶事)는 장려하고, 결혼, 이사 등 길사(吉事)는 꺼리는 것이 국민 정서로 자리잡고 있다.

이에 따라 수의제작업체 및 장묘업체는 윤달 기간 손이 부족할 정도의 호황을 누릴 것으로, 예식장, 부동산중개업계, 이사업계는 매출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지역의 한 예식장 관계자는 “4월 중순까지는 예년수준의 예식이 예약돼 있지만 윤달기간 예약은 평상시 성수기의 20% 수준에 그쳐 큰 타격이 예상된다”며 “이에 따라 결혼 최성수기인 5월을 비롯해 비수기가 끝나는 8월까지 매출이 예년 수준에 크게 떨어질 것으로 보고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윤달의 영향으로 신혼부부가 급감하면서 지역 부동산시장에서 주택 전세는 물론 매매 수요가 떨어져 올 상반기 부동산 시장이 침체 일로에 있다는 것이 부동산중개업계와 이사업계의 한목소리다.

이들 업계는 부동산 침체의 영향이 윤달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극심한 매출부진을 윤달 탓으로 돌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역의 한 이사업체 관계자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2년간 대전지역 이사업계는 큰 호황을 이뤘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부동산 시장이 활황세였던 만큼 올해의 매출부진은 어느 정도 예상했다”면서도 “그 예상보다 큰 부동산거래 침체가 다가오자 업계가 당황하고 있어 윤달의 탓으로 돌리며 이겨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부동산중개업계 역시 올 하반기부터는 어느정도 부동산시장이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장밋빛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지역의 한 부동산중개업자는 “현재 불황을 윤달 탓이로 돌리며 스스로 위로하고 있지만 하반기 시황은 점차 안정될 것”이라며 “올 하반기 결혼을 앞둔 예비부부들이 점차 움직이기 시작했고, 하반기 대규모 분양 및 입주가 예상되는 만큼 불황이 오래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성 기자 hansoung@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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