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무배가 29일 자신의 크로스핏 체육관에서 격투기 폼을 연출하고 있다. 이승동 기자  
 

“대전은 이미 내게 제2의 고향입니다.”

북경아시안게임 레슬링 동메달리스트, 한국인 최초 이종격투기 프라이드 본선 무대 진출, 대학 교수.

근성과 투지의 파이터 최무배(43)가 먼 길을 돌아 대전에 정착했다. '대한의 뚝심', '무배사마'라는 별칭을 얻으며 이종격투기 마니아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던 최무배.

레슬링 국가대표를 거쳐 종합격투기에 뛰어든 이후, 선수로 활약하며 한국 종합격투기의 부흥을 이끌었다. 현재는 한국 종합격투기의 거목으로 불릴 만큼 상징적인 인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 그가 대전에서 크로스핏(종합 체력 발달 운동법) 경영자로 변신, ‘인생 4막’을 연다. 대전 월평동 크로스핏 체육관에서 최무배를 만나 그의 ‘희망’을 들어봤다.

◆‘크로스핏에 미쳤다’

“크로스핏은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운동법이다. 대전 최초로 크로스핏 체육관을 열고 체육 전공 학생은 물론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전파하겠다.”

최무배는 속된 말로 크로스핏에 미쳐있다. 그래서 야심 찬 프로젝트를 갖고 월평동에 크로스핏 체육관 문을 열었다. 격투기 선수라 하면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희열을 느끼는 게 꽤 괜찮다고들 하지만 그는 그 단계를 뛰어넘었다.

한평생 무조건 상대를 제압해야만 했던 최무배.

경찰 아카데미, 전술운용팀(SWAT 등), 군 특수부대 요원, 격투기챔피언, 프로페셔널 운동선수들을 위한 컨디셔닝&스트랭스 훈련 프로그램으로 활용되고 있는 신 운동법 전파로 눈을 돌린 것만 봐도 그의 정신세계는 독특하다.

그 새로운 도전의 무대로 대전을 택했다. 대전을 크로스핏의 중심도시로 만들겠다는 의지 하나로 나 홀로 대전행을 택한 것이다.

왜 하필 대전에서 소중한 인생을 보내게 됐냐는 다소 격한 질문에 최무배는 담담히 대답한다.

“크로스핏은 심폐지구력, 스태미너 스트랭스, 유연성, 파워, 스피드, 정확성, 밸런스, 신체협응능력, 민첩성 등 모든 영역의 체력이 교차 하는 지점, 즉 궁극적인 종합 체력을 발달시킬 수 있는 획기적인 운동법이다. 지금도 프로그램 개발 등을 위해 공부를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운동선수라 하면 팬들에게 운동 노하우로 돌려줘야 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한다. 내가 익힌 노하우를 대전 지역민들에게 전수하고 싶었다”고 말이다.

◆‘대전지역 후배들아 기다려라’

최무배는 지역 레슬링, 격투기 후배 등에게 자신의 운동 노하우를 전수하겠다는 뜻도 확실히 했다.

위승배, 김민수 등 국내 헤비급 강자 5인이 소속돼 있는 ‘팀태클’. 그가 운영하는 격투기팀이다.

아무래도 최무배가 나선다면 대전지역에 ‘격투기 붐이 일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미리 해 본다.

그는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물색하고 있다. 소질이 있는 선수들을 만난다면 팀을 구성해 양성할 것”이라며 “기회가 된다면 레슬링 엘리트체육 선수들도 지도해보고 싶다”고 했다. 지역 체육 인사들과의 교류를 통해 어린 선수 육성 등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것이다.

이뿐이 아니다.

예상외로 스포츠 소외계층 등을 위한 나름의 봉사 활동도 잊지 않는다.

그는 “당장은 안 되겠지만 자리만 잡으면 지역 장애인·노인 체육 활성화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일을 찾아보겠다”며 “예전부터 해온 일이다. 각종 체력 단련 프로그램 등의 노하우를 전수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해 보고 싶다. 기대해 달라”면서 미소를 지었다.

190㎝ 100㎏의 큰 체구에 어눌한 경상도 말투, 날카로운 눈빛의 소유자 그가 계획한 일치고는 참 소박하고 정겹다. 계획한 일도 많고, 이루고 싶은 것도 많은 최무배는 그래서 오늘도 바쁘다.

대전 체육계에 어떤 바람이 일어날지 기대감이 커지는 건 갑작스럽게 나타난 최무배라는 한 무도인 때문이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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