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부터 ‘주 5일 수업’이 시작됐지만 오히려 이를 반겨야 할 교사들의 불만이 높다. 토요프로그램 진행을 위해 조를 나눠 출근을 해야 하는 등 주말을 사실상 쉴 수 없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27일 충북지역 학교들에 따르면 주 5일 수업제 실시에 따라 각 학교들은 자체 토요프로그램을 운영중이다. 준비된 프로그램은 취미·특기 교육과 체육관련 위주다.

축구, 농구, 줄넘기, 기타연주, 독서, 역사체험, 문화탐방 등이 그것이다. 현재 도교육청이 파악한 충북 토요프로그램 참여학교는 초·중·고 480개교(초 259, 중 130, 고 82, 특수 9)에 이른다. 이중 토요프로그램의 대표적인 경우가 '토요스포츠데이'다.

토요스포츠데이는 교과부가 학교폭력 예방 대책으로 전국 중학교 체육수업 시간을 주당 4시간으로 확대하고 스포츠 강사를 채용해 학교스포츠클럽 활동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 대책은 체육교사들이 매주 토요일 근무를 해야하는 등 희생을 강요하고 주 5일 수업에 역행하는 것 이라는 지적이 높다.

실제 일선학교들의 경우 체육교사는 물론, 방과후 담당 역할을 위해 조별로 2명씩의 교사들이 출근하고 교장과 교감, 행정실 직원등이 매주 토요일 출근을 하고 있다.

그나마 초등학교의 경우 40여개 학교에 스포츠강사가 배치돼 상황이 나은 편이지만 중등의 경우 체육교사들은 매주 출근해야 하는 불편을 감수하고 있다. 현재 토요스포츠 강습과 스포츠 리그 등을 위해 토요 스포츠 강사가 배치된 학교는 77개 학교(초40, 중22, 고7, 특수8)에 불과하다.

이같은 숫자는 학교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숫자로 결국 토요프로그램으로 인해 교사들의 출근을 강요하는 상황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청주시 흥덕구 A중 한 교사는 “주5일 수업이라는 취지는 좋지만 이로인해 토요프로그램을 별도로 운영해야하고 결국 교사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상황이 됐다”며 “차리리 예전처럼 격주로 쉬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많다”고 지적했다.

충북교총도 스포츠데이 운영과 관련해 “학교체육은 정규교과 시간 내에 진행될 문제로 주5일 수업 전면시행으로 학교에 등교하지 않는 매주 토요일을 '토요스포츠데이'로 지정해 시행하는 것은 학교의 여건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전형적인 탁상행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학생을 둔 한 학부모도 “토요 스포츠데이 역시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황에 졸속추진된 것으로 보인다”며 “교사들의 희생을 강요하는 토요프로그램 발상이 어디서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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