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충남 보령시 오천면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발전소 5호기 내 보일러동에서 작업을 하던 인부 13명이 철골 구조물이 붕괴되면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출동한 소방대원들이 부상자를 구조해 구급차로 옮기고 있다.보령소방서 제공
지난 15일 화재로 발전기 가동이 멈췄던 충남 보령화력발전소에서 이번엔 매몰사고가 발생해 발전 당국의 총체적 안전불감증이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불과 2주 전 화재 발생 당시 뒤늦은 신고와 늦장대응 등으로 논란을 빚은 보령화력발전소는 이번 매몰사고에서 안전의무 위반 등 관리상의 문제가 드러날 경우 책임을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27일 오전 10시 45분경 보령시 오천면 한국중부발전 보령화력발전소에서 5호기 보일러 내부를 수리하던 근로자 13명이 작업구조물이 무너지면서 40여m 아래로 추락해 매몰됐다.

이 사고로 매몰된 근로자들은 모두 구조됐지만, 12명이 중경상을 입었고 12번째로 구조됐던 정 모(40) 씨는 병원 이송 중 숨졌다.

이들은 이날 계획예방정비 공사를 위해 5호기 보일러 안에서 기계검사 등을 하다가 작업을 위해 설치했던 7층 높이의 구조물이 무너지면서 사고를 당했다.

사고가 난 발전소 5호기는 계획예방정비를 위해 가동을 중지한 상태에서 내부 정비 공사를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 발전소 정문에서 관계자를 비롯한 취재진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보령=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경찰 조사에서 안전의무 위반 등이 드러날 경우 발전소는 안전불감증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지적된다.

보령화력발전소의 안전불감증 문제는 이번만이 아니다.

발전소는 지난 15일 발전기 1·2호기 건물 지하에서 발생한 화재 당시에도 고질적인 안전불감증이 화마를 키운 원인으로 지적됐다.

당시 발전소 내 불이 난 곳의 화재경보기는 평소 오작동이 심했지만, 발전소는 이를 교체하지 않았고 화재 당시 직원이 경보를 듣고도 현장을 확인하느라 신고를 미룬 것으로 확인됐다.

결국, 이날 화재로 발전소의 케이블이 타버리고 터빈과 제어시설 등에도 손상을 입었으며, 발전기 1호기는 가동이 중단됐다.

보령화력발전소가 우리나라 발전 설비의 8%를 차지하는 대규모 전력생산 기지라는 것과 이날 불이 자칫 큰 화재로 번질 뻔했다는 점은 발전 당국의 안전불감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경찰은 27일 발생한 매몰사고에 대해 감식반 등을 불러 조사를 벌이고 있고 국립과학수사연구소와 소방방재청 등으로 구성된 합동조사반은 지난 15일 발생한 화재에 대해 현장조사를 진행 중이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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