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선진당이 창당 이래 또 다시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총선을 눈앞에 두고 내분사태까지 불거져 그야말로 풍전등화와 같은 형세에 빠졌다. 선거 초반부터 당 자체의 존폐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위기론이 확산되고 있다. 근본적으로는 당 대표의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다는 반증이다.

선진당의 경우, 여야 주요 정당이 공천 후유증을 딛고 본격적인 선거 채비를 나선 것과는 그 사정이 사뭇 다르다. 선진당 선거대책위원회가 엊그제 출범했지만 이회창 전 대표가 지난 21일 명예선대위원장직을 자진사퇴함으로써 당내 갈등의 심각성을 드러내주고 있다. 그 이유는 '특정 계파 챙기기 공천 논란'에서 비롯됐다. 지난날 어렵사리 '충청 정치세력 통합'을 이뤄내고도 선거 정국에서 갈등 양상이 드러나고 있다는 건 볼썽사납기 그지없다.

요즘 선진당의 존재감이 날로 퇴색되고 있는 건 당내의 이런저런 구조적인 모순과 무관치 않다. 계파 간의 권력 암투가 어느 정당 못지않은 탓이다. 이번 총선에서 현재 국회 의석수에 따라 기호3번을 차지한 선진당의 지지도가 기호4번 통합진보당 지지도의 3분의 1수준에도 못 미친다. 한 여론조사기관의 3월 셋째 주 정례조사 결과 선진당은 지난주 2.3%에서 2.1%로 하락한 반면 통합진보당은 7.5%를 기록했다. 선진당이 이번 총선에서 '20석 이상의 원내 정당 구축'-'제3당'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나올만하다.

선진당의 텃밭으로 여겨지던 대전·충남·세종시 17곳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세지역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각각 3곳인 반면 선진당은 한 곳도 없다. 선진당은 그저 나머지 11곳에서 타당과 접전을 벌이고 있을 따름이다. 선진당 스스로 '대전 충청이 뭉쳐야 산다'는 구호를 내세우면서도 이를 이행하지 못하는 아이러니에 휩싸여 있는 셈이다.

이래저래 심대평 당대표로선 그야말로 고립무원(孤立無援)의 처지다. 그는 선대위 출범 현장에서 이회창 전대표가 복귀할 것을 눈물로 호소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 (자신의) "정치 인생의 마지막 카드를 던졌다"고 했다. ‘선진당이 어디로 갈 것인가’는 전적으로 그들 자신들의 공과에 달려 있다. 정치현장에서 명분 없는 갈등은 필연적으로 화를 자초하게 돼 있다. 선진당이 먼저 위기의식을 갖지 않으면 해결의 단초도 찾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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