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6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천안함용사 2주기 추모식에서 오열하던 故민평기 상사의 모친 윤청자 여사가 유가족들의 부축을 받아 추모식장을 나가고 있다. 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아직도 집에 가서 텅 빈 아들의 방을 볼 때 마다 마음이 허전합니다. 너무나 보고 싶습니다.”

천안함 피격사건 2주기를 맞은 26일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는 46용사의 넋을 위로하기 위한 추모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김황식 국무총리를 비롯한 여·야 정계인사와 유가족, 해군장병 등 3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식선언, 국민의례, 영상물 상영, 헌화 및 분양, 추모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김 총리는 추모사를 통해 “우리는 2년 전 오늘을 잊어서는 안 되며 아들, 형제, 남편을 잃은 유가족들을 생각하면 대한민국 아버지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아프다”며 “북한은 지금도 로켓발사 등 예측할 수 없는 행동으로 일관하고 있는 만큼 안보 강화에 힘써 우리가 이들이 생에 이루지 못한 꿈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추모식에 앞서 현충원 내 보훈가족쉼터에서 천안함 46용사, 고 한주호 준위 유가족들과 간담회를 갖고, 고인들의 희생에 감사와 위로의 뜻을 표했다.

천안함 폭침 당시 감사원장이었던 김 총리는 “국방부 요청으로 감사한 결과,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전혀 의심의 여지가 없는 북한의 소행으로 파악됐다”고 말했다.

추모식이 끝난 후 행사 참가자와 유가족들은 46용사가 잠들어 있는 묘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들은 묘역에 가까워지자 그동안 참았던 눈물을 하염없이 흘리며 보고 싶은 아들의 이름을 목 놓아 부르기도 했다.

충남 공주 출신인 고 이상민 하사의 어머니 김영애(58) 씨는 “아들이 평소 누나들한테 엄마라고 부를 정도로 집안 막둥이로서 귀여움을 독차지 했었다”며 “근래에 자주 찾아오지 못했지만 하늘나라에서 잘 지낼 것이라 믿으며 나중에 만나 남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며 눈물을 보였다.

유가족 대표인 고 이용상 하사의 아버지 이인옥(50) 씨도 “아쉬운 것은 아직도 소수 국민들이 천안함 사건을 북한이 저지른 만행이라는 사실을 믿지 못하고 있어 매우 안타깝다”며 “누구나 자식을 군에 보내 이 같은 일을 당한다면 깨닫게 되겠지만 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국민 모두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날 46용사 묘역에는 천안함 생존자들도 자리를 함께 했다. 이들은 전우를 지켜주지 못한 미안한 마음에 유가족 앞에서 고개를 들지 못했다.

천안함 생존자 전준영(26) 씨는 “함께 생활하던 전우의 아버지와 어머니를 만나니 마음은 매우 슬프지만 오히려 밝은 모습을 보이고 싶었다”며 “지금은 전역을 해서 군 신분이 아니지만 그날을 기억하는 모든 이들은 46용사들의 희생을 절대 잊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천안함 2주기를 맞아 전국 곳곳에서 관련 추모식이 거행됐으며 국민들의 애도 물결도 끊이지 않았다.

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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