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년 새 서민층 장바구니 물가는 얼마나 올랐을까. 충북지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해 같은기간 4%대에서 올 들어 3%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는 하지만 실제 서민가계에서 체감하는 물가는 여전히 '찬 겨울'이다.

두살배기 딸을 키우는 결혼 2년차인 주부 김모(28·청주 흥덕구 봉명동) 씨는 지난 2010년말부터 불어 닥친 물가폭등에 나날이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생활비를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치솟는 물가와 달리 가계소득은 제자리에 멈춰 있어 이미 저축은 '남의 일'이 돼 버린 지 오래다. 김 씨 부부의 평균 월 소득은 250만 원 남짓으로, 아이 하나를 둔 전형적인 '서민형 부부'다.

일주일에 한 두번 대형마트를 찾아 장을 보는 김 씨의 소비 형태를 통해 실제 서민층 소비자들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물가는 얼마나 되는지 살펴봤다. 우선 1년 전에 비해 훌쩍 뛴 라면 등 가공식품 가격은 불과 1년 새 9.7%나 상승했다.

이는 밀가루 등 원료값 상승에 기인한 것으로 지난해 5개짜리 1묶음에 2890원하던 신라면은 올 3월 3170원으로 올랐고, 꿀꽈배기(285g)는 지난해 2640원에서 올해 2860원으로 8.3% 인상됐다. 또 어묵과 스파게티면도 지난해보다 각각 24.1%, 15.9%로 각각 올랐다. 이 가운데 두살배기 딸을 키우는 김 씨에게 큰 폭으로 인상된 우유와 요구르트 값은 가장 큰 부담이다.

요구르트(4개입)는 지난해 3850원에서 올해 4290원으로 11.4% 올랐고, 우유(2.3ℓ)도 3290원에서 올해 5200원으로 30% 이상 가격이 뛰었다.

특히 아이 분유 값이나 기저귀 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지만 그렇다고 아이가 먹고 쓰는 데 상품 질이 떨어지는 상품으로 바꿀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처럼 김 씨가 아이 분유 등 유제품, 가공식품을 구매하는 데 지출한 비용은 모두 6만 8000원으로, 지난해 똑같은 품목을 사기 위해 지출했던 5만 7000원보다 1만 1000원(16.1%)이 더 소요됐다.

 1년 만에 동일한 같은 먹을거리 구매에 지출한 돈이 16%가량 오른 셈이다.사정이 이렇다 보니 저축을 통한 내집 마련은 꿈도 꿀 수 없는 상황이다. 실제 김 씨는 전세자금대출(5000만 원) 이자 25만 원, 20만 원 안팎의 아파트관리비, 통신비 13만 원 등 매달 70만 원 이상이 고정적으로 지출하고 있다.

결국 180만 원 남짓의 돈으로 생활하며 아이를 키우고 저축도 해야 하는 김 씨에게 이 같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직접 피부에 와 닿을 수 밖에 없다. 김 씨는 "수입은 몇년 째 '제자리걸음'에 있는데 물가는 의식주 어느 하나 오르지 않은 것이 없다"며 "소비자물가는 안정세를 거듭하고 있다고 하지만 실제 장을 보러 돌아다니기가 겁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 충북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중 소비자물가(전년동기대비)는 석유류 가격이 높은 오름세를 지속했지만, 농산물 가격 급등세가 다소 진정되면서 상승률이 4% 초반대로 둔화됐다. 또 올 1월 석유류 가격 상승률이 한자리수로 완화되고, 농산물 가격도 안정세를 지속하면서 3% 초반대로 하락했다.

이정현 기자 cooldog7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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