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대가 정부의 구조개혁 평가지표에 대해 자체 시뮬레이션한 결과 10개 국립대 중 9위에 머물며, 사실상 '구조개혁 중점추진 대학'에 선정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본보가 단독 입수한 충남대의 구조개혁 평가지표 자체 분석 결과 자료에 따르면 충남대는 종합점수 64.5점으로 충북대와 강원대를 제외한 전국의 10개 지역거점 국립대 중 9위에 그쳤다.

지난해 충남대는 교육과학기술부가 발표한 평가지표를 바탕으로 자체 시뮬레이션을 통해 12개 국립대들의 구조개혁 평가지표를 분석했다.

이번 조사는 △대학의 취업률 △재학생 충원률 △전임교원 충원률 △교육비 환원율 △학사관리 및 교육과정 △장학금 지급률 △등록금 부담완화 등 7개 항목에 대해 공시자료를 바탕으로 평가됐다.

교과부는 이에 앞서 2단계 국립대 선진화 방안을 마련·발표했으며, 지난해 '구조개혁 중점추진 대학'으로 선정된 강원대와 충북대 등 5개 대학을 포함, 올 상반기 평가 절차를 거쳐 하반기 하위 15%인 5개 대학을 추가 지정할 계획이다.

'구조개혁 중점추진 대학'으로 선정되면 우선 외부적으로는 '부실대학'이라는 오명을 써야 하고, 내부적으로는 지배구조 개선(총장 직선제 개선), 학과들의 통·폐합과 개편, 대학 간 통·폐합 등 정부의 모든 행정·재정적 수단이 동원돼 강제 구조개혁이 추진될 전망이다.

정부의 구조개혁 평가지표는 취업률과 재학생 충원률 등 7개 항목으로 구성된 △교육역량강화 사업지표(90%)와 총장직선제 개선(5%)·기성회 회계 건전성(5%) 등 △선진화 지표 등으로 구분된다.

그러나 7개 항목으로 구성된 교육역량강화 사업지표는 이미 지난해와 올 초 고시된 자료를 바탕으로 평가가 이뤄지며, 기성회 회계 건전성도 10개 국립대 간 차이가 미미하다는 점에서 5%의 총장 직선제 개선이 가장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결국 충남대가 만약 올 상반기까지 교과부에 총장 직선제 개선 의지를 밝히지 않을 경우 하위 15%에 포함, 구조개혁 중점 추진대학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충남대 내부에서는 총장 직선제 폐지와 관련 대학 측의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충남대 농업생명과학대 교수들과 총학생회와 의학전문대학원위원회, 의과대학 총동창회, 의과대학 학부모회에 이어 대학 실·과장 28명도 지난 20일 정상철 총장에게 "교육역량강화사업 평가에서의 탈락, 구조조정 대학 평가에서 낙인찍히는 쪽으로의 의사결정은 하지 않아야 한다"며 총장 직선제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보냈다.

충남대 실·과장들은 이날 "이번 평가에서 잘못되면 우수학생 유치 및 졸업생의 취업까지 어려움을 겪고, 교수 연구비 수주 불가 등으로 대학의 발전은 커녕 존폐 위기까지 올 수 있다"며 "대학 발전에 저해되는 쪽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않기를 간곡히 부탁한다"고 밝혔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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