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충남 서천군 화양면 화촌리 상공에서 훈련중이던 미군 F-16 전투기가 추락했다. 미군 관계자들이 투입돼 사고 현장을 조사하고 있다. 서천=허만진 기자 hmj1985@cctoday.co.kr  
 

“쾅 하는 소리가 어찌나 큰지 창문이 흔들리고, 지축이 흔들릴 정도였어요.”

21일 낮 12시 14분경 충남 서천군 화양면 화촌리 한 농촌마을에 미 공군 소속 F-16 전투기 1대가 추락했다. 이 사고로 전투기는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논바닥에 파묻혀 심하게 훼손됐으며 날개 등 파편들은 사방으로 흩어졌다.

다행히 전투기가 민가를 덮치지 않아 별다른 인명피해는 없었고 전투기 조종사는 비상 탈출해 가벼운 타박상을 입고 공군 헬기로 후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후 현장 인근과 도로에는 육군 32사단 97연대 1대대 장병 20여 명이 투입돼 혹시 모를 안전사고 예방과 현장보존을 위해 차량 통행을 전면 차단하는 등 엄격한 통제가 이뤄졌다. 하지만 주민들은 크게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만 했다. 사고 현장에서 마을까지는 200m 남짓해 자칫 전투기가 방향을 조금만 이탈했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목격자 김순배(85) 씨는 “굉음이 들려 밖으로 나와 보니 검은 연기가 하늘을 뒤덮고 있어 앞을 분간하기 힘들 정도였다”며 “조금 뒤 낙하산을 탄 군인이 내려와 주민들이 119에 신고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주민 오순정(72) 씨도 “쾅 하는 소리에 창문이 흔들려 처음에는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며 “사람들이 모두 나와 현장을 확인하고는 마을 주민이 다치지 않아 다행이라며 서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고 말했다. 전투기 추락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지자, 마을 주민들은 안부를 묻는 가족과 지인들의 전화를 받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미군 측 조사는 오후 늦게 이뤄졌다. 이날 오후 4시경 조사반으로 보이는 4명의 군 관계자들이 추락 지점에 들어가 블랙박스 등 기록물 회수와 잔해물 점검에 나섰다.

미 공군 제8전투비행단 비행작전 전대장 레비트(Leavitt) 중령은 “한국군의 협조로 전투기 추락과 관련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조종사는 현재 안전히 옮겨져 치료를 받고 있다”며 “도로 통행 차단으로 마을주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으나 안전을 위한 조치인 만큼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공식 입장을 전달했다. 한편 추락한 미 공군 소속 F-16기는 이날 오전 오산기지에서 출격해 전시지속작전훈련을 수행하던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천=노왕철 기자 no8500@cctoday.co.kr

서천=양승민 기자 sm1004y@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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