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공천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4·11총선이 본격 레이스에 접어들었다. 선거에 뛰어들 후보자들이 사실상 낙점된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내일과 모레 이틀을 후보등록기간으로 정하고 후보자신청을 받는다. 등록을 마친 후보자들은 29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13일간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펼치게 된다. 이 기간 동안 유권자들은 어느 후보가 진정한 일꾼인지를 고르는 안목을 길러야 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듯 막상 공천 뚜껑을 열어보니 실망 그 자체다. 새누리당의 231개 지역구 현역의원 물갈이 비율은 41.9%로 역대 최고 수준이지만 그 내면을 살펴보면 인적쇄신과는 괴리감이 있다. 민주통합당의 공천 잡음도 끊이질 않고 있다. 비리전력자를 공천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취소하거나 특정 계파 출신의 공천 쏠림현상이 극심했다. 지역에 기반을 둔 자유선진당 역시 유권자의 눈높이를 충족시켜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이런 공천으로는 국민들을 감동시키기는커녕 비난만 자초할 뿐이다.

공천과정이 온갖 추태와 잡음으로 얼룩졌다면 예비후보자들의 선거전은 흡사 진흙탕 싸움을 연상케 한다. 고소·고발전은 예사고 상대방을 흠집 내고 보자는 네거티브 선거가 극에 달하고 있다. 충북의 정치 1번가로 불리는 청주 상당선거구에서는 새누리당 정우택 후보의 성추문 의혹 인터넷 유포 건이 지역 정가를 강타하고 있다. 한 인터넷 블로그에 '정우택 후보 변태적 성매수 의혹'이란 글이 올라오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정 후보측은 사실을 전면부인하며 글을 올렸다는 세 사람을 고발한 상태이지만 파문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불법선거운동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금품을 수수하면 최고 50배의 과태료를 물리고 있으나 아랑곳 않고 있다. 현재까지 4·11총선과 관련해 입건된 선거사범은 495명이며 이중 189명이 구속된 상태다. 4년 전 18대 총선 같은 때보다 입건은 2배, 구속은 5배나 많은 수치다.

공천폭거에 진흙탕 선거전을 뻔히 목격하면서도 투표를 해야 하는 게 작금의 정치 현실이다. 방법은 하나다. 유권자의 선택권을 무시한 정당은 표로 심판하는 거다. 반칙으로 금배지를 달려고 하는 후보가 누군지 두 눈을 부릅뜨고 가려내야 한다. 유권자가 무섭다는 걸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보여주자. 심판의 날이 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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