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에 다니는 직장인 김모(41) 씨는 결혼해서 15년 동안 모아놓은 종잣돈 1억 원으로 지난달 부동산 투자를 결심했다.

올해 대전 도안신도시에 입주 예정인 신규 아파트를 구입했다가 입주 후 프리미엄을 받고 되파는 방식의 재테크를 선택한 것.

도안이라는 신도시 개발 기대효과와 새 아파트라는 장점이 맞아떨어진다면 수요자들의 구미를 당기게 될 것으로 판단한 그는 단기간에 이보다 더 좋은 투자는 없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결국 김 씨는 오는 8월 입주하는 A 아파트를 실제 분양 가격보다 2000만 원의 프리미엄을 더 얹어서 계약했고, 한 달 만에 1000만 원이 올랐다는 부동산 중개업계의 말을 전해듣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양도소득세 등을 따져봤을 때 거주 목적이 아니라면 비과세 혜택이 있는 3년 후 되팔 경우 최소한 5000만 원 이상은 수익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장기적인 경기 침체로 직장인들 사이에 신규 아파트에 대한 부동산 재테크가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지난해 전국적으로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과 같은 수익형 부동산이 대세였던과는 달리 올해는 대전에만 1만 2000여 세대의 입주가 예정되어 있어 알짜 단지를 공략하려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지난해 대전 도안신도시의 대규모 분양 당시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도안 분양이 곧 복권 당첨과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관심이 한껏 고조됐으며, 분양받지 못하면 왠지 남들에게 뒤처진다는 생각에 프리미엄(웃돈)을 주고 불법전매까지 성행했다.

이런 상황은 올해에도 이어지면서 도안에 관한 관심이 아직 집중되고 있기 때문에 거주 목적이 아닌 투자 목적의 주택 구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전문가들은 아파트를 구입했다가 3년 이내에 팔게 되면 양도소득세(최고 50%)를 지불해야 되는 데다 자칫 잘못 투자하면 대출 이자 폭탄에 따른 ‘하우스 푸어(house poor)’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에 신중히 판단할 것을 주문했다. 실제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분석결과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6가구 중 1가구는 '하우스 푸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내 집 마련이나 투자 목적으로 빚을 내서 집을 산 뒤 원리금 상환 부담 탓에 생활고를 겪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부동산 중개업계 한 관계자는 “신규 아파트 입주를 앞둔 단지들은 입주날짜가 다가오면서 수요자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면서 “현재 프리미엄을 주고 구입해야 하는 상황에서 향후 프리미엄까지 예측할 수는 없지만 충분한 검토를 거쳐 투자하는 것이 위험요소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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