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 총선을 앞두고 대전 유성 선거구에서 전국 초유의 사태 발생했다. 민주통합당과 자유선진당이 후보를 맞교환해 총선을 치르게 된 것이다.

이상민 현 국회의원은 지난해 말 선진당을 탈당해 민주당 후보로 확정됐고, 그 바람에 민주당 송석찬 전 의원은 거꾸로 선진당에 입당해 공천을 받았다.

우여곡절 끝에 간판을 맞바꾼 이 의원과 송 전 의원의 대결에서 누가 승리할지 벌써 관심이 높다.

여기에 새누리당 경선이라는 바늘구멍을 뚫고 공천을 거머쥔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의 지지세도 만만찮아 유성 선거구는 팽팽한 3파전으로 흐르고 있다.

3선에 도전하는 민주당 이상민 의원의 강점은 ‘활발한 의정활동’이다. 의정 활동을 하면서 지역은 물론 전국적인 이슈를 끄집어내면서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이 의원은 2008년경 학교용지부담금 환급 특별법을 통과시키면서 전국적인 이목을 끌었다. 또 지역 내 주요 관심인 연구단지와 관련된 법안 추진과 함께 최근에는 출연연 통폐합을 막는데 앞장서면서 연구단지 소속 유권자들의 지지폭을 넓혔다.

유성 전민동에서 커피전문점을 하는 이모(32·여) 씨는 “이 의원에 대한 이미지는 상당히 좋은 편이며, 연구단지 근무자들이 많은 전민동 지역에서도 호감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으며 당적 변경에 대해선 “당을 옮긴 것은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일만 잘하면 된다”고 했다.

다만, 당적 변경이 선거에서 그의 약점으로 작용할지 미지수다.

민주당 당원이라고 밝힌 강모(51·부동산업) 씨는 “민주당 지지자 가운데서도 갑자기 끼어들어 온 이 의원에 대해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다”며 “이에 대해 해명을 하거나 민주당 후보다운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진당 송석찬 전 의원의 최대 무기는 ‘마니아’ 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민선 1·2기 유성구청장과 16대 국회의원을 지내면서 유성 토박이를 중심으로 단단한 지지세력을 갖추고 있다. 송 전 의원의 인지도도 이 의원에게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다.

유성 온천동에서 편의점을 하는 김모(49) 씨는 “송 전 의원이 구청장이나 의원을 할 때 일을 잘 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유성에서 터잡고 산 사람들은 송 전 의원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송 전 의원은 민주당 예비후보로 출발해 선진당 공천권을 받는 기간이 너무 길어지다 보니 제대로 된 선거운동을 못한 것이 사실이다. 총선까지 남은 22일 동안 ‘선진당 송석찬 후보’에 대해 얼마나 알릴 수 있느냐가 송 전 의원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새누리당 진동규 전 유성구청장도 이 의원이나 송 전 의원에 비해 전혀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청장을 두 차례 역임하면서 유권자들과의 밀착도를 높였다. 진 전 구청장은 “지난 6년간 구청장으로 재직하면서 민원 현장에서 가족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 어려운 문제는 함께 해결책을 모색해 왔다”며 “유성의 이곳저곳을 아는 진동규가 유성의 가장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유성구청의 한 직원은 “진 전 구청장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확실히 나뉘어진다”며 “공무원들에게는 일 많이 시키고, 못 살게 구는 구청장으로 정평이 나 있지만, 수혜자인 주민 입장에선 일 많이하는 구청장으로 기억된다”고 말했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이 의원과 송 전 의원의 탈당과 입당에 대해 유권자들이 어떻게 받아들일지와 진 전 구청장의 파괴력이 얼마나 될 지가 관건”이라며 “무엇보다 최근 급격하게 늘어난 대규모 아파트단지의 입주민들이 3명의 후보에 대해 어떤 평가를 할지가 선거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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