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사는 주부 이 모(41) 씨는 결혼과 함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살림과 육아에만 전념해왔다.

13년을 그렇게 보내고 보니 아이 둘은 학교에 들어갔지만 점점 늘어나는 사교육비에 적잖은 부담을 느끼게 됐다.

적게나마 생활비를 보탤 수 있는 일자리를 찾아봤지만 취업문은 여전히 좁고 아이들의 시간에 맞추다보면 일할 수 있는 시간도 제한적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일자리를 찾아 나서는 주부들이 크게 늘고 있으나 여전히 좁은 취업문에 구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15일 대전여성인력개발센터와 충남대여성새일센터 등에 따르면 신학기를 앞둔 지난달부터 최근까지 일자리를 찾는 30~50대 사이 주부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들 센터에 지난달 걸려온 구직 문의 전화만 100여 건이 넘고 일자리를 찾아 직접 센터를 방문한 인원도 100여 명에 가깝다.

특히 신학기가 시작된 이달부터 문의 전화나 방문자가 20~30% 가량 늘어나는 등 크게 돌보지 않아도 될 만큼 자란 자녀를 둔 주부들의 구직 열기가 뜨겁다는 게 센터 측의 설명이다.

주부들의 구직 열기를 반영하듯 매년 각 센터에서 운영 중인 취업지원 프로그램 문의는 물론 수강신청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실제 통계청이 발표하는 지난해 3월 기준 고용동향을 보면 여성 취업자 수는 983만 4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1.5% 증가했다.

이 가운데 20~29세 사이 여성 취업자는 전년대비 2.9%가 감소한 반면 40~49세는 1.7%p, 50~59세는 6.4%p 늘었다.

또 대전인력개발센터를 통해 취업에 성공한 여성 역시 2010년 1000여 명에서 지난해 1180여 명으로 늘었고 충남대여성새일센터에서 일자리를 얻은 여성도 2010년 200명에서 작년 570명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그러나 많은 주부 취업자들의 경우 일반 직장인과 달리 가사와 육아 등의 문제로 근로시간이 짧아 구직의 폭 역시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대전여성인력개발센터 관계자는 “방학이 끝난 3월이면 구직과 직업교육 문의가 크게 늘어나고 대부분 취업을 원하는 30~50대 사이 주부들”이라며 “거의가 아이들이 학교에 있는 시간대인 오전 10시부터 오후 3~4시 사이 근무를 선호하지만 단시간 근로가 가능한 일자리가 많지 않다보니 수요 대비 일자리 매칭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정부차원에서 경력 단절 여성을 위한 단시간 근무 일자리 확대를 추진하는 만큼 매년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조재근 기자 jack333@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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