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중구가 수상(水上)뮤지컬 추진을 놓고 딜레마에 빠졌다. 효문화 콘텐츠 진흥과 뿌리공원 활성화를 위한 승부수로 수상뮤지컬을 띄웠지만, 관련 재원마련이 녹록치 않은 데다 사업추진에 따른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18일 중구에 따르면 효문화 콘텐츠 진흥, 뿌리공원 및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수상뮤지컬 추진을 조율 중이다. 중구는 뿌리공원 인근 유등천에 무대를 설치하고 수려한 실경(實景) 등을 활용해 ‘효’를 주제로 한 뮤지컬을 상시 공연한다는 복안이다.

중구는 또 수상뮤지컬을 통해 체류형 관광객을 적극 유치하고 이를 효 브랜드 가치 확립과 경제효과로 연결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중구는 지난 12일 구청에서 수상뮤지컬 ‘사모곡’ 기획안 발표회를 개최하는 등 구체적인 사업추진안을 검토한 바 있다. 그러나 수상뮤지컬 추진과 관련해 중구는 쉽사리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수상뮤지컬 등 콘텐츠 보강의 필요성에는 동의하고 있지만 자치구의 여건을 감안할 때 사업추진에 따른 리스크를 감당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는 지적에 기인한다.

가장 큰 걸림돌은 역시 ‘돈’이다. 연간 100회 공연을 기준으로 소요되는 예산은 3억 5000만 원 수준. 자치구 단독으로 이 같은 사업비를 부담하기는 쉽지않은 상황이다. 중구는 내심 시비 지원을 바라는 눈치지만 이 마저도 녹록지않은 상황이다.

시가 사업성과 파급효과가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거액의 시비를 지원할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수상뮤지컬 기획 및 사업추진과 관련해 시와 자치구의 교감도 전무한 상황이다.

수상뮤지컬과 같은 이벤트 사업의 경우, 정책적 성패가 극명하게 갈리는 점도 중구가 쉽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다.

수상뮤지컬이 직접적인 집객효과 및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0년 부여·공주 일원에서 개최된 세계대백제전 당시 공연된 사비미르와 사마이야기 등의 메머드급 공연도 일시적 효과만 누렸을 뿐, 행사기간 이후에는 별다른 유·무형적 효과를 창출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중구의 수상뮤지컬 승부수가 결과적으로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중구 관계자는 “관건은 재원이다”라고 전제한 뒤 “어려운 구의 재정형편을 감안할 때 아직은 수상뮤지컬을 ‘하겠다, 못하겠다’라고 답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서희철 기자 seeker@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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