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팔 수 있나요. 사겠다는 수요자는 있나요.”

“아직까지는 시장을 관망하는 분위기여서…, 일단 좀 기다려보세요.”

분양계약 체결 가능일로부터 1년간 되팔기(전매)가 제한됐다가 지난해 12월 22일부터 풀린 대전서남부택지개발지구의 인근 중개업소에는 5일 오전 “분양권을 하루 빨리 팔아달라”는 분양권 매도자들의 전화가 계속 걸려왔다.

한 공인중개사는 “분양권 매도자는 많은데 사려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9블록 ‘트리풀시티’는 지난 2007년 12월 분양 당시 전제 1898가구 모집에 4069명이 청약해 평균 2.3대 1을 기록했다.

161㎡형(48평)의 경우 12.53대의 1의 최고 청약률을 기록할 정도로 청약열기가 뜨거웠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분양권 전매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 단지를 시작으로 전매가 가능한 공공택지 분양권 전매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트리풀시티의 경우 분양 초기엔 웃돈이 일부 형성됐지만 지금은 프리미엄 없이 분양가만 받고 분양권을 팔겠다는 매도자도 있다고 공인중개사들은 전했다.

무피(프리미엄 ‘0’) 분양권은 중도금 이자 등의 금융비용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에 속한다.

치열한 청약경쟁을 뚫고 당첨된 아파트를 처분하는 것은 주택시장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아파트가 준공되면 취득·등록세 등을 물어야 하는데 새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에 분양권을 팔려는 것이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11월과 12월에 집중적으로 분양권 매도 물건이 몰렸다"며 "현재 40여 건이 분양권 매도자가 내놓은 물건이지만 전혀 매매문의는 없다"고 말했다.

이처럼 서남부지구 분양권 전매제한 해제로 부동산 시장에 큰 변수가 생겼음에도 시장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역부족인 것으로 확인됐다.

9블록 트리풀시티는 분양당시 청약경쟁률이 높았고, 중·대형 대규모 단지로 대전지역 실수요자들의 관심 블록이어서 분양권 전매가 허용되면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관측됐지만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바꿔놓지 못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3월 이후 전매가 가능 서남부지구 16블록 엘드 수목토 분양권 전매시장도 불황의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점쳐진다.

매수 세력이 완전히 자취를 감춰둔다 엘드 수목토의 경우 아직 주인을 찾지 못한 물량이 있기 때문이다.

유성구 봉명동 A공인의 한 관계자는 “신도시로 조성 중인 서남부지지구에서도 분양가 이하로 팔아달라는 매도자까지 나와 불황의 깊이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길수 기자 bluesky@cctoday.co.kr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