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화이트데이'를 맞아 대전 시내 으능정이 거리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학생들의 프리허그 운동이 어김없이 재연됐다. 고형석 기자  
 

근래 포옹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시작됐다는 ‘프리허그(Free Hug)’ 운동이 10대 중·고교생들의 탈선을 조장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프리허그는 길거리에서 스스로 ‘Free Hug’라는 피켓을 들고 기다리다가 자신에게 포옹을 청해오는 불특정 사람을 안아주는 행위를 의미한다.

실제 지난 14일 ‘화이트데이’를 맞아 대전 시내 한복판에서도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학생들의 프리허그가 어김없이 재연됐다.

이날 대전 중구 으능정이 거리 등에서는 교복을 입은 학생 수백 명이 모여 길거리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고 노골적인 스킨십 등 도를 넘는 행동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몇몇 학생들이 ‘마니 춥지, free hug(프리허그)’, ‘사탕키스’, ‘back hug(백허그)’ 등의 푯말을 들자 순식간에 수백 명의 학생이 모여들었다.

이들은 지난해 크리스마스 부터 10대들 사이에 프리허그가 유행되면서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카페 등에 프리허그를 한다는 글이 올라오면 댓글을 달고 전화번호를 교환해 함께 모이는 식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도 화이트데이를 맞아 대전지역 학생들 사이에 프리허그 운동을 진행키로 하자, 소식을 전해들은 수백 명이 모였다는 게 학생들의 이야기다.

서로의 상처를 치유한다는 것이 프리허그 운동의 본래 취지지만, 이날 프리허그 운동은 학생들의 도를 넘은 스킨십과 탈선 행동으로 얼룩졌다.

일부 여학생들은 짙은 화장에 짧은 치마를 입고 나와 남학생과 진한 포옹을 나누기도 했고 일부 남학생은 지나가는 여성 행인들에게 “뜨겁게 해주겠다”며 성추행에 가까운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일부에서는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가 하면 심한 욕설과 고성이 난무해 주변 상인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다.

푯말을 들고 있던 한 학생은 “좋은 추억을 남기고 외롭고 지친 사람들을 위로하려고 시작한 일”이라며 “어른들도 와서 직접 안기고 간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행인과 주변 상인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 수백 명의 학생 사이를 비집고 거리를 지나가며 이들의 탈선 행동을 바라보는 행인들은 짜증 섞인 반응을 보였고 상인들은 장사를 할 수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일부에서는 학생들의 행동을 지적하는 행인과 학생 사이에 가벼운 말다툼이 이어지기도 했다.

인근 편의점 주인은 “가게 앞까지 아이들이 몰려있고 시끄럽게 하다 보니 손님이 들어오지를 않아 항의했더니 오히려 대들더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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