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교마다 학생회장·반장을 뽑는 선거가 한창인 가운데 기성세대의 잘못된 금품선거문화가 학교현장에서도 재현돼 문제가 되고있다. 입후보 학생의 학부모들이 학생들에게 햄버거 등 음식과 각종 선물을 제공하는 등 학교에서까지 ‘돈 쓰는 선거’가 횡행해 학생들에게 그릇된 선거의식을 심고, 동심 또한 멍들게 하고 있다.

14일 청주지역 중·고등학교들에 따르면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각 학교들마다 학생회장 선거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잘못된 의식의 학부모들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극성스런(?) 학부모들이 자식을 학생회장이나 반장을 시키기위해 학생들을 대거 패스트푸드점 등으로 불러 햄버거나 피자 등 ‘파티’를 열고 한 표(?)를 부탁하는 사례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여기에다 손수건이나 수제 초콜릿 등 선물공세까지 벌이는 것으로 전해져 학생회장 선거가 공공연히 ‘돈 쓰는 선거’로 전락한 상황이다. 욕심을 채우기 위한 어른들의 잘못된 행동들로 인해 학생들은 그릇된 선거문화를 배우고 동심 또한 멍들게 하는 행위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청주시 용암동에 사는 A 씨는 최근 중학생인 아들이 반장선거에 나가보고 싶다는 말을 듣고 이를 격려했지만 한편으론 ‘걱정이 앞섰다’고 말했다. 주변으로부터 반장선거에 나가면 돈을 써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A 씨는 고민 끝에 아들의 선택에 맡기기로 했다. 돈이 좀 들더라도 아들의 의지를 꺾기는 싫었기 때문이다.

모 중학교 학생회장 선거에서는 당선학생 부모가 수십만 원에 상당하는 축구공을 돌려 논란이 일기도 했다. 물론 학교선거가 선거법의 규제를 받는것은 아니지만 이같은 사례 역시 선거법이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기부행위에 해당되는데다 기성세대가 고쳐야 할 ‘돈 선거’ 문화를 그대로 모방한 비교육적 행태라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청주시민 김모 씨는 “선거문화가 많이 바뀌기는 했지만 아직도 고쳐야 할 점이 많은 데 학교 선거에서도 이런 문제들이 고스란히 나타나는 것 같아 씁쓸하다”며 “잘못된 학교선거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서도 학부모들이 솔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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