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보호수는 어디에 있을까.

알려진 바로는 서구 괴곡동 새뜸마을에 ‘살고 계신’ 650세 느티나무 옹이다. 키가 2600㎝에 허리둘레는 무려 338인치(860㎝)에 이르는 이 노거수(老巨樹)는 지난 82년 시나무로 지정된 보호수다.

매년 마을 사람들은 보름과 칠석날 이곳에 모여 한 해 풍년과 안녕을 기원한다.

대전지역 최고령 보호수인만큼 서구는 매년 적잖은 돈을 들여 관리 중이지만 워낙 고령이어서 몸 곳곳에는 여러 차례 외과수술 흔적이 남아 있다. 구는 올해 2500만 원의 관리 예산을 세웠지만 지역 내 21본에 이르는 보호수를 관리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택지개발로 구청 뒷편 샘머리공원에 옮겨 심은 200년생 느티나무의 경우 지난해 10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돼 나머지 보호수에게 돌아갈 몫은 연간 영양제 1병 정도가 전부일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서구의 경우는 보호수 관리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편이다.

대전시나 다른 4개 자치구의 경우, 연간 보호수 관리 비용이 단 한 푼도 없다.

대전시의 경우 과거 관리예산으로 연간 2억 원 이상을 세웠지만 4~5년 전부터 뚝 끊었다. 일부 자치구는 해당 부서에서 예산을 수립하더라도 의회까지 가지도 못하고 삭감되는 실정이다.

대전시에 따르면 2008년 말 기준 지역 내 보호수는 총 132본으로 대부분 100년 이상된 노거수이기 때문에 주변 환경변화 등 생육환경이 생사의 갈림길이 될 수 밖에 없다.

520살로 추정되는 중구 대사동 한절골(보문오거리) 느티나무는 대전의 1호 시나무지만 바로 건물에 가지가 치여 골병을 앓고 있다. 건물을 매입해 생육환경을 만들어주는 조치가 하루라도 급하다.

동구 삼괴동의 170년생 느티나무는 도로개설 때문에 뿌리가 잘린 채 이식돼 반쯤 고사된 상태다.

대전시가 보호수 관리에 인색한 반면 5년간 500만 그루 나무심기를 진행 중인 제주도는 올해 보호수 관리 및 산림생태계 보전사업비로 95억 원을 세워 대조를 보이고 있다.

이인세 대전충남생명의 숲 사무국장은 “개발에 밀려 사라지거나 행정 관청의 무관심 속에 죽어가는 노거수들이 많다”며 “노거수는 우리의 문화적 자산으로 나무를 심는 것도 중요하지만 살아있는 우리의 역사를 보존하는 것 또한 매우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한남희 기자 nhhan@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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