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 초대 국회의원과 시장을 뽑는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았지만 거대 여야 정당인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후보는 여전히 베일에 싸여 있다. 양당 모두 세종시를 ‘정치적 요충지’로 지목하면서도 마땅한 후보 물색에 난항을 겪고 있는 모양새이다. 이 때문에 오는 22~23일 시행되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후보자 등록 신청조차 못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새누리당의 경우 세종시 국회의원 후보와 시장 후보에 대한 공모를 마친 후 현재 후보 서류는 공심위 테이블에 올라가 있는 상태다.

세종시 국회의원에는 박희부 전 국회의원과 신 진 충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오경수 전 대통령정책실 신행정수도기획단 대외협력관 등 3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시장 후보로는 김광석 전 국무총리실 세종시민관합동위원, 최민호 전 행정도시건설청장, 황순덕 전 연기군의회 의장 등 3명이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국회의원 공천 신청자들은 12일 공심위 심사를 받았으며, 세종시장 후보들에 대한 공심위 심사는 지난달 23일 이미 마쳤다.

새누리당의 고민은 국회의원 공천 신청자 가운데 당의 기대치를 채워줄 만한 인물이 없다는 점이다.

중앙당 차원에선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줄곧 세종시 원안을 지지한 정치적 상징성 때문에 세종시 선거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차지하더라도, 최소한 민주통합당이 세종시를 차지하는 것 만큼은 막아야 한다는 의식이 뚜렷하다. 거물급 외부인사 영입론이 나오는 것이 이런 배경에서다. 그렇다고 마땅히 내세울 인물도 없다는 점이 딜레마이다.

새누리당 충남도당 관계자는 “세종시 국회의원과 시장 후보와 관련해선 전적으로 중앙당에서 판단하고 있지만, 중앙당도 머리가 아픈 것 같다”며 “이번 주 중 중앙당의 결심이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민주통합당도 세종시 국회의원 후보 물색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새누리당과 별반 다르지 않다. 민주당은 세종시를 전략지역으로 지정하고 후보 선정에 공을 들여왔지만, 최근 전면 중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관계자 등에 따르면 그동안 세종시 선거를 주도적으로 진행해 오던 임종석 사무총장이 지난 9일 당직을 사퇴하면서 후보 선출은 물론 전략 수립 등 세종시와 관련된 전반적인 업무가 마비됐다.

당 내부적으로는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세종시 출마에 기대를 거는 눈치이지만, 이 전 총리가 강하게 고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이해찬 카드에 대해선 당내 비공식 채널을 통해 말만 오갈 뿐 공식적으로 전혀 거론되지 않고 있어 현실성이 없다고 본다”며 “그렇다고 이제 제3의 인물을 내세울 시간적 여유가 없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자유선진당만이 일찌감치 국회의원 후보로 심대평 대표를, 시장 후보로는 유한식 전 연기군수로 확정하고 실질적인 선거전을 펼치고 있다.

이처럼 거대 여야 정당의 후보 선정이 늦어지면서 세종시 유권자들의 피로도도 쌓이고 있다.

세종시 예정지역인 연기군 남면의 한 주민은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후보를 못 내는지 안 내는지 모르겠다”며 “세종시와 일면식도 없는 인물을 선거 막판에 갑자기 내놓고 바람몰이식으로 표를 달라고 하는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은 “이런 바에는 차라리 지역에서 활동해온 인물을 공천하는 것이 낫다”라며 “지역 사정이나 현실을 전혀 모르는 인물이 낙하산 식으로 내려와 선거철에만 잠시 있다가 떠나는 것은 세종시민을 우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선우 기자 swlyk@cctoday.co.kr

 

정  당  총 선(국회의원)  시장 후보
  <3명 공천신청>
박희부 전 국회의원
신 진 충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오경수 전 신행정수도기획단 대외협력관
<3명 공천희망>
김광석 전 총리실 세종시합동위원
최민호 전 행정도시건설청장
황순덕 전 연기군의회 의장
  후보선정·전략수립 전면 중단
이해찬 전 총리 카드 비공식 채널 타천
                -
  심대평 대표 유한식 전 연기군수
Posted by 충투 기자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