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계룡시 두마면의 닭 사육농가에서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양축농가들이 긴장하고 있다. 신고를 받은 방역당국이 AI 간이항원킷트 검사를 한 결과 닭 10마리 가운데 6마리에서 양성반응이 나왔다. 충남도는 AI발생 농장에 가축방역관을 즉각 파견해 역학조사를 벌이는 한편 축사소독, 이동제한 명령을 내렸다. 문제는 양성반응이 폐사율이 높은 고병원성이냐의 여부다. 고병원성 AI 확진 여부는 오늘 중 판명날 것이라고 한다.

이번에 AI가 발생한 농장은 토종닭 450마리를 산에서 놓아 키우고 있다. AI증상을 보인 닭 가운데 이미 48마리가 폐사했다. 이 농장은 마을에서 떨어져있다. AI발생 농장의 반경 500m 안에는 조류농장이 없으나 3㎞안에는 13가구에서 2500마리, 10㎞이내에는 41가구에서 70만 마리를 사육하고 있다. 고병원성 AI로 판정되면 발생농장과 500m이내 인근농장의 조류는 모두 살처분 매몰조치 하도록 돼있다.

방역당국은 농장과 2㎞ 떨어진 입암저수지에 철새가 살고 있어 철새에 의한 AI로 추정하고 있다. 이 저수지 인근에는 천연기념물 265호인 오골계(오계) 농원이 있다. 농원측은 방목해 기르던 오골계를 모두 축사 안으로 몰아넣은 뒤 외부인 출입을 통제하는 등 방역을 강화하고 나섰다. 지난해 AI가 전국적으로 유행할 때 문화재청과 충남도는 이 농장서 키우는 오골계 1340마리를 경남과 경북으로 피난시킨 바 있다.

고병원성 AI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실로 엄청 크다. 지난 겨울 전국 25개 시·군·구에서 AI가 창궐해 650만 마리의 닭과 오리가 살처분 됐다. 앞서 2003-2004년 사이에 529만 마리, 2006년-2007년 사이에 280만 마리, 2008년에는 1020만 마리를 매몰했던 쓰라린 경험을 갖고 있다. AI가 발생할 때마다 늑장 방역 문제가 도마에 올랐었다. 신속히 대처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것이다.

수차례의 AI피해를 겪으면서 방역시스템은 비교적 잘 갖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렇더라도 감시 내지는 방역활동에 한시도 긴장을 늦춰선 안 된다. 베트남 캄보디아 등지의 남방철새가 도래하는 3-4월은 AI발생이 가장 위험한 시기이다. 요즘은 야생에 먹이가 부족해 철새들이 가금류 사육농장으로 출몰할 가능성이 높다. 이걸 차단해야 한다. AI피해에서 벗어나는 길은 완벽한 방역 말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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