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정치권 외압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청주시생활체육회에서 회장 재신임을 거부하는 후폭풍이 불었다.

 <본보 7일자 3면>
청주시생활체육회는 지난 8일과 9일 이사회와 대의원총회를 각각 개최했다. 지난 8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김명수 전 회장의 잔여임기를 승계한 홍성모 현 회장의 재신임안건이 상정됐으나 투표 끝에 부결됐다. 이사회에서 회장 재신임안이 부결됨에 따라 다음날 열린 대의원총회에는 상정조차 되지 못했다.

이번 사태는 충분히 예견된 상황이었다. 청주시생활체육이사회는 19년간 재직해 온 정태훈 전 사무국장의 1년 연임을 요청하는 건의서를 작성해 청주시에 제출했다. 이 건의서에는 사무국장 임명 권한을 가진 홍 회장의 서명도 포함됐다. 하지만, 홍 회장을 비롯한 이사회의 건의서는 사실상 묵살됐고 정 전 국장은 생활체육회 사무국장에서 물러났다. 청주시생활체육회 이사회는 회장과 이사회의 고유권한인 사무국장 임명건이 외압에 의해 무시됐다며 홍 회장의 재신임안을 부결하게 됐다. 지난 8일 열린 이사회에서는 “제 식구도 못 지킨다”며 홍 회장을 성토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홍 회장의 재신임안이 부결된 것은 대부분의 예산을 자치단체로부터 지원받는 체육단체의 특성상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소속의 충북도, 청주시 자치단체장이 민주당으로 바뀐 뒤 충북도와 청주시 산하의 체육단체들은 임원진이 대폭 변경됐다. 이 과정에서 잡음도 있었지만 대부분 안착에 성공했다. 이번 사태는 관행적으로 이뤄져온 정치권의 체육단체에 대한 무분별한 개입에 대해 경고를 보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하지만, 정치권을 상대로 한 청주시생활체육회의 ‘반란’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지난해 10억 8000만 원에 달하는 청주시생활체육회의 전체예산 중 청주시의 지원금이 8억 원에 달한다. 사회단체보조금을 지원하기 때문에 예산에 대한 감사권한도 청주시에 있다. 청주시가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에서 현 이사회가 계속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면 피해는 회원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 이에 더해 마땅한 후임회장을 선출하기 어려운 상황도 갈등 봉합을 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청주시장이 당연직 회장인 체육회, 장애인체육회와 달리 청주시생활체육회장은 상당액의 출연금을 매년 내고 있다. 김 전 회장이 청주시의원에 재선되면서 관련법에의해 어쩔수 없이 퇴임하자 청주시생활체육회는 후임 회장 선출에 어려움을 겪다 홍 현 회장을 추대하게 됐다. 막상 홍 회장에 대한 재신임건이 부결됐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어 이사회 내부에서는 조건부로 연임안을 재상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 청주시생활체육회 이사는 “청주시생활체육회의 고유 권한이 묵살되고, 새로운 사무국장에 지방선거 캠프 관계자가 온다는 소문이 돌면서 사태가 일파만파로 확대된 측면이 있다”며 “청주시생활체육회 이사회도 회원들의 권익이란 기본적인 입장에서 다시 생각해야 하고, 청주시를 포함한 정치권 또한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심형식 기자 letsg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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