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을 끌어오던 서원학원 분규가 마침내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교육과학기술부 사학분쟁조정위원회(사분위)가 지난 8일 서원학원 새 재단 이사 선임을 승인하면서 새 법인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이제 남은 것은 교과부의 최종 승인이다. 물론 승인전에 새 재단의 부채해결, 학교발전기금 출연 등은 전제조건이다.


◆20년만에 정상화 걸음 '시작'

교육과학기술부 내 사학분쟁조정위원회(이하 사분위)는 지난 8일 전체회의를 열고 서원학원 법인경영 후보자로 추천된 손용기 대표(에프액시스)측이 추천한 이사 6명과 개방형 이사 2명 등 정이사 8명의 선임을 통과시켰다. 이는 서원학원 새 재단을 공식 인정한 것이다.

이날 사분위는 회의에서 성기서 총장과 최명섭 총학생회장, 김영길 임시이사 등을 출석시켜 손용기 대표의 학원 인수 계획에 대한 동의 여부 등을 묻는 청문을 진행하고 손대표측이 선임한 이사진을 승인했다. 정이사 선임이 통과되면서 이제 남은 과제는 손용기 대표 측이 학원 인수를 위해 약속했던 부채해결, 학교발전기금 출연 등을 조속히 이행하는 일만 남았다. 손 대표는 교과부의 신원조회 등 과정을 거쳐 다음 달 초 최종 승인될 전망이다.

앞서 2009년부터 파견된 임시이사회는 서원학원 경영자 후보 공모를 거쳐 현금 105억 원, 부동산 156억 원, 현대백화점 인수채권 204억 원 등 465억 5300만 원을 출연키로 한 손 대표를 지난 해 11월 정이사 후보자로 추천한 바 있다. 손 대표는 사분위 선임 결정을 앞두고 재산 출연 후속절차 등에 만반의 준비를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학교부채 28억 원중 10억 2000만 원을 지난 달 해결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학원 거듭나는 계기 삼아야

20여년간을 끌어온 서원학원 분규가 이번 사분위 결정으로 정상화를 걷게 될 지가 관심사다. 서원학원 분규는 지난 1992년 설립자의 아들인 강인호 씨가 부도를 낸 뒤 미국으로 도피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1996년 취임한 최완배 이사장 역시 등록금을 횡령한 뒤 해외로 도피해 갈등이 심화됐다. 2004년 1월 취임한 박인목 전 이사장은 260억 원의 법인부채 해결 약속을 지키지않아 구성원간 내홍의 골이 깊어졌고 구성원들은 양쪽 세력으로 나뉘어 수 년간 교수끼리의 고소, 고발, 교수-학생간 갈등, 이사장실 및 총장실 점거, 수업거부 등 극심한 내홍이 이어지며 학내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번져왔다.

그나마 임시이사회 체제가 들어서며 2008년 현대백화점그룹이 서원학원 인수추진을 발표해 희망에 부풀었지만 돌연 인수포기를 선언했고 이후 임시이사회에서는 학원경영자 후보 공모과정을 거쳐 손 대표를 영입후보로 지난해 11월 교과부에 추천해 현재에 이르고있다. 손 대표가 서원학원의 경영자로 입성하더라도 해결해야 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박 전 이사장과의 법적공방과 구성원 갈등 치유, 정부재정지원 제한대학 탈피 등이다. 최근 대법원은 ‘박 전 이사장을 정이사로 선임한 이사회의 결의가 무효’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출연 재산의 환급 문제 등에 대해서는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법적 공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동안 임시이사회를 맡아왔던 김병일 이사장은 “서원학원이 20년만에 정상화를 이루게 돼 기쁘다. 그동안 수많은 난관이 있었지만 정상화를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꿋꿋하게 소임을 다해온 구성원들의 노력이 이같은 결실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 남은것은 구성원이 화합하고 단결해 서원학원이 지역사회 기대에 부응하는 학원으로 거듭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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