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7년 차인 직장인 안모(39) 씨는 지난해 도안신도시의 대규모 아파트 분양을 받기 위해 내 집 마련에 나섰지만 워낙 청약 열기가 뜨거워 고배를 마셔야 했다.

월세로 시작한 안 씨의 결혼생활은 이사와 재계약을 반복하면서 대부분 집없는 서민들이 겪는 고충을 같이 겪고 있지만 자녀가 성장하면서 여기저기 이사를 하는 것도 여간 만만치 않다.

아이들 어린이집을 옮길 때 들어가는 등록비에다 기름값 등 각종 물가 상승 등으로 생활비가 많이 지출돼 이사 비용조차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 씨는 고심 끝에 처가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기로 결정을 내리고 도안에 공급되는 신규 분양을 선택했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아 전세 재계약으로 방향을 돌렸다. 결국 올해 다시 전세 재계약을 하는 안 씨는 최근 집주인으로부터 2000만 원을 올려달라는 통보를 받았다.

대전은 수도권보다 전셋값이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았지만 2년 새 주변 시세가 올라 눈물을 머금고 가격을 올려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수도권은 물론 지방의 전셋값 고공행진은 집 없는 서민들의 가슴을 더욱 아프게 하고 있다.

주택 가격은 해마다 가파르게 상승할 뿐 한 번 오른 가격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기 때문에 서민들은 전셋값에 상당히 민감하게 반응한다.

실제 최근 3년간 전국 아파트 전셋값 총액은 총 185조 원이 증가했으며, 대전은 7조 5000억 원이 늘어난 29조 4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수도권은 무려 133조 원이 늘어 전체 총액의 72%를 차지하며 전셋값 상승을 주도했다.

부동산 정보업체 닥터아파트가 지난 3년(2009년 3월 6일~2012년 3월 9일)간 전국 아파트 총 606만 4241가구의 전셋값 총액을 조사한 결과 185조 1000억 원이 증가했다.

이는 올해 2012년 정부 예산(325조 4000억 원)의 절반이 넘는 57%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지방에서는 총 51조 4000억 원(222조 8000억 원→274조 2000억 원)이 증가했으며, 대전은 부산, 경남에 이어 세 번째로 큰 증가폭을 보였다. 지방의 경우 신규 아파트 공급 물량 감소가 전셋값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으며, 대전은 각종 부동산 개발 호재에 따른 매맷값 상승이 전셋값 상승까지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역 부동산중개업계 한 관계자는 "세종시와 연계한 시너지 효과 등이 주택 가격을 형성해 전셋값도 3년 전과 비교하면 많이 오른 수준”이라면서 “올 들어 전반적으로 매매시장 약세가 지속되면서 전세 선호 현상이 강하기 때문에 전셋값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진 기자 adhj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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