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만 원대의 고액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전전긍긍했던 대학생들이 이제 개강과 동시에 주거난으로 신음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들 대학들이 수년 전부터 매년 평균 물가상승률 이상으로 등록금을 인상하는데 앞장섰지만 정작 기숙사 시설 확충 등 학생들을 위한 최소한의 편의시설은 외면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1일 대학알리미에 따르면 대전권 16개 대학들의 평균 기숙사 수용률(2011년도 기준)은 전체 재학생 수 대비 19.08%로 20%대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충남대의 경우 전체 재학생은 2만 931명인 반면 기숙사 수용인원은 4768명이며, 목원대는 전체 9741명에 1384명을 수용해 전체 학생대비 평균 수용률은 각각 22.8%, 14.2% 등이다.

또 한남대는 전체 1만 2817명의 재학생 중 1442명이 기숙사에서 생활해 11.3%의 기숙사 수용률을, 배재대도 전체 재학생 9711명 중 1822명으로 18.8%의 수용률을 각각 기록했다.

대전대도 전체 재학생 1만 317명 중 1369명이 기숙사에 입소, 13.3%를, 한밭대가 전체 8996명 중 1172명의 학생이 기숙사에 입소해 13%에 그쳤다.

이들 대전권 대학들의 기숙사 수용률이 학생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하자 타 지역에서 온 학생들은 입학 때부터 아예 기숙사에 들어가는 것을 포기, 학교 주변 원룸에서 대부분 생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학생, 학부모들은 매년 신학기철마다 학교 주변을 돌며,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깨끗한 원룸을 찾아다니면서 발품을 팔아야 하고, 매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여학생들의 경우 대학가 원룸촌이 상대적으로 각종 범죄에 취약하다는 점에서 높은 방값을 무릅쓰고라도 방범시설이 완비된 원룸을 찾거나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은 최소한의 방범시설도 없는 원룸에서 생활하며, 하루하루를 불안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학교 인근 원룸보다 비싼 대학들의 기숙사비도 도마 위에 올랐다.

국립대인 충남대의 경우 현재 대학에서 직접 설립·운영하는 직영 기숙사는 1학기에 106만 2000원(2인실), 민간기업이 설립·운영하는 BTL방식은 106만 2000원(2인실), 156만 9000원(1인실) 등을 받고 있다. 또 한밭대 기숙사비도 직영 99만 1000원에서 BTL방식 110만 6000원 등으로 실 입주기간이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들 대학들의 기숙사 입주비용은 인근 원룸보다 비싼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해 학생들 대부분은 "대학의 경쟁력 제고나 교직원들의 복지 확대보다 가장 먼저 학생들의 주거난을 해결해야 하는 것이 대학의 기본적인 학교 운영방침이 돼야 한다"며 "대학의 사회적 책임의식이 실종되면서 학생들은 비싼 등록금에 주거난까지 이중·삼중고를 겪고 있다"며 강한 불만을 표출했다.

박진환 기자 pow1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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