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시민’의 목소리가 ‘시민구단’ 대전시티즌의 운명을 바꿨다. 김광희 대전시티즌 대표가 취임 8개월, ‘최은성 사태’ 확산 8일 만에 결국 중도하차했다.<본보 6일자 12면 보도, 8일자 14면 보도>8일 대전시, 시티즌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김 대표는 염홍철(구단주) 대전시장에게 전화를 걸어 사퇴 할 뜻을 전했다. 염 시장은 이를 받아들여 즉시 수용했다.
김 대표는 사의를 표명한 뒤, 곧바로 시티즌 임시 숙소인 대전인재개발원을 찾아 유상철 감독 및 선수단 전원에게 마지막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대표는 ‘최은성 사태’와 맞물려 제기된 ‘구단 운영 부정의혹’, ‘리더십 부족’ 등 여론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궁지에 몰렸었다.
이후 ‘퍼플크루’ 및 ‘지지자 연대’ 등 지역 팬들의 비난이 거세지자 심경의 변화를 일으킨 것으로 보인다.
김광희 대표는 “도덕적으로 문제가 될만한 일을 저지른 적은 없다”며 “지난 8개월 동안 구단 발전을 위해 전력투구 해왔는데 이렇게 떠나게 돼서 아쉽다. 그동안의 노력이 올 시즌 좋은 결실을 맺었으면 좋겠다”고 담담하게 현재 심정을 밝혔다.
이어 “구단을 운영하다보니 아픔도 있었지만 서툰 판단을 한적은 없다. 누구보다 강직하게 구단을 운영하려고 노력하다보니 거부감이 커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염 시장은 이미 시즌이 시작된 만큼 빠른 시일내 새로운 대표를 선임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염 시장은 “김 대표가 사의를 표명해 이를 수리했다”며 “신임 대표가 결정될 때까지 최대주주인 진장옥 이사(대전시체육회 사무처장)를 대표 권한대행으로 임명할 것이다. 신임 대표는 구단 정상화와 투명성을 위해 지역 연고와 관계없이 유능한 스포츠 경영인을 전국공모를 통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구단 이사회 기능 강화 및 역할증대로 자율적 운영체계를 확립하는 한편, 축구전용연습구장 및 선수숙소 건립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김 대표의 이번 사퇴로 서포터즈들의 집단행동이 어느 정도 수그러들 것으로 보인다. 서포터즈는 오는 11일 전북과의 홈개막전에서 김 대표 ‘사퇴’를 위한 집단행동으로 대전월드컵경기장 귀빈실 계란 투척, 사장실 점거 등을 계획했지만 사퇴 소식이 전해진 뒤 전면취소했다.
김준태 지지자연대 회장은 “절반의 목표가 이뤄졌을 뿐이다. 집단행동은 계속 진행할 계획”이라며 “구단운영에 대한 개선 및 최은성의 자존심을 지켜주기 위한 걸개 100개를 홈경기에서 내걸 계획이다. 또 최은성 등번호인 21번을 관중석에 새기고 전반 21분과 후반 21분에 최은성을 연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