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순간 우리나라 상공에는 약 30개의 인공위성이 떠 있는데, 대부분 소속 국적이나 용도 등을 알 수 없는 상태다. 이 가운데 상당수가 정찰위성(스파이위성)으로 예상되는데, 정찰위성은 낮은 고도를 초속 수~수 십 ㎞의 빠른 속도로 지나가기 때문에 정확한 위치 파악조차 어렵다. 또 지난 1월 러시아 화상탐사선이 지구로 추락한 것을 비롯, 매년 수십 개의 우주물체가 지구로 추락하고 있어 이에 대한 추적과 예고 시스템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처럼 적국의 정찰위성을 비롯한 인공위성 위치 추적과 우주 낙하물 감시 등 우주물체에 대한 감시체계를 독자적으로 마련하는 연구성과들이 속속 나타나고 있다.

 

   
▲ SLR 추적마운트로 인공위성을 추적하는 개념도. 한국기계연구원 제공

△우주측지용 레이저 위성추적시스템(SLR)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임형철 박사팀은 레이저를 이용해 인공위성 등 우주물체의 위치를 정밀하게 잡아내는 ‘우주측지용 레이저 위성추적시스템(SLR)’을 최근 개발했다. SLR은 레이저를 단계적으로 증폭시켜 우주까지 도달할 수 있는 고에너지 레이저를 쏘아보내 인공위성의 정확한 위치를 추적하는 시스템이다. 천문연은 지난 2008년 SLR 연구에 착수, 최근 이동형 SLR을 완성했고, 오는 2014년까지는 더욱 고출력의 고정형 SLR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고에너지 레이저를 우주로 쏴 인공위성에 맞고 돌아온 시간과 각도를 계산해 거리와 위치를 정확히 측정하는 것으로, 레이저를 우주까지 보내기 위해서는 상당한 고출력이 필요하다. 출력을 더욱 증강시킬 경우 인공위성에 탑재된 각종 센서를 파괴하거나, 아예 위성 자체를 무력화시키는 것도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SLR은 1962년 미국에서 처음 개발된 이래 극소수의 우주강국들이 전세계에서 50여 개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 기술은 인공위성은 물론 탄도미사일 추적 등 우주 무기체계 기술과 연관돼 선진국들이 기술이전을 꺼려왔다.

특히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은 위성 공격용 SLR을 이미 실전배치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우주공간을 평화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UN 규정에 따라 이를 비공식적으로 운용하고 있는 상태다. 

   
▲ 레이저 증폭 단계. 한국천문연구원 제공

△SLR을 정교하게 컨트롤하는 마운트 개발

완성된 SLR을 운용하기 위해서는 지상에서 정밀하게 조정해 인공위성을 정확히 지향할 수 있도록 정교하게 컨트롤하는 탑재체가 필요하다.

한국기계연구원(이하 기계연) 로봇메카트로닉스연구실 손영수 박사팀은 천문연의 SLR 개발 사업 일환에 따라 제작된 레이저 송수신 광학망원경을 초당 10도의 빠른 속도로 움직이면서 300~2만 5000㎞ 상공의 인공위성을 1 각초(1/3600도) 이내의 정밀도로 추적할 수 있는 초정밀·고속 마운트 제어기술을 개발했다.

기계연이 개발한 추적마운트(Tracking Mount)는 SLR을 지지하면서 인공위성과 등 우주물체나 별을 정확히 지향하고 추적하는 초정밀 기계시스템이다. 특히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기존의 기어방식이 아닌 비접촉 직접 구동 메카니즘이 적용돼 인공위성을 보다 정밀하게 지향하고 추적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번 기술은 우주강국인 미국·일본 등이 보유하고 있는 기존 레이저 위성추적시스템의 추적마운트 지향 정밀도보다 1~2 각초 앞선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계연은 이번에 개발한 신기술이 우주관측기기 분야나 국방 무기체계의 고속 추적마운트 시스템의 기반 초정밀 기술 자립화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팀은 향후 광학계 1m급 레이저 위성추적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재형 기자 1800916@cctoday.co.kr

<관련기사 자세히 보기/이재형 기자의 대덕밸리이야기 http://daedeokvalley.tistory.com/3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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