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누리당 권영세 사무총장이 6일 오전 새누리당사에서 열린 공천위 전체회의를 위해 회의장으로 향하다 재심청구서를 전달하기 위해 기다리던 정해걸(경북 군위·의성·청송) 의원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새누리당 친이(친이명박)계가 4·11 총선 공천과 관련 반발 강도를 높이고 있어 공천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친이계 일각에선 탈당 목소리도 나오는 등 반발 강도가 더해지고 있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전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탈당을 감행했다.

이에 따라 공천을 놓고 촉발된 새누리당의 분열을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이 어떻게 무마할지 박 비대위원장의 정치력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특히 이들 친이계가 무소속 혹은 ‘국민생각’으로 말을 갈아타 총선에 나설 경우 보수후보 난립 구도가 형성돼 박 비대위원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 공천 탈락이 확정된 현역의원 16명 가운데 13명이 친이계이고, 추가 전략공천 지역 13개 지역 중 현역의원이 있는 11개 지역의 절반 정도인 5개 지역이 친이계 지역구다. 이처럼 공천에서 탈락한 친이계 의원들은 무소속 출마와 함께 분당까지 불사한다는 입장이어서 당내 분란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여기에 3차 공천자 명단이 7일 발표될 경우 친이계 인사의 낙천이 대거 확정될 수밖에 없어 공천을 둘러싼 친이계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보건복지부 장관을 지낸 친이계인 진수희 의원(서울 성동갑)은 6일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이 컷오프 대상이 아님에도 ‘정치적 판단’이 개입돼 공천이 보류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진 의원은 “공천위에 참여했던 인물로부터 들은 얘기”라고 전제한 뒤 “‘진 의원은 여론조사 컷오프가 문제가 안 되는데 왜 안 되냐, 여의도연구소 소장 출신인데 자칫 여론조사 결과를 알게 되면 안 되지 않냐’”는 우려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진 의원은 이어 “정홍원 공천위원장도 이 부분을 우려했다”며 “권영세 사무총장이 이 ‘정치적 판단’이 무엇인지 밝혀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지호 의원(서울 도봉갑)도 이날 한 라디오에 출연, “그냥 그렇게 죽을 수는 없다”고 결의를 밝혔다.

신 의원은 무소속 및 제3당 후보로 출마 가능성에 대해 “같은 처지에 처한 친이계 동료 의원들과 좀 상의를 하고 고민을 해서 결정해야 할 것”이라며 박 비대위원장이 ‘공천 탈락자도 중요한 자산’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 “이제까지 나온 것 보면 당을 완전히 박근혜 사당으로 만들기 위해 조금이라도 눈에 걸리는 사람이 있으면 다 쳐내기 위한 것들이 아닌가 하고 보인다. 그래놓고 도덕교과서에 나오는 말처럼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남 거제 지역에서 고배를 마신 김현철 전 새누리당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은 이날 “무소속 출마를 포함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새누리당의 비열한 공천 사기극을 심판할 것”이라며 탈당을 선언했다.

김 전 부소장은 이에 앞서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아버님도 결코 유쾌한 기분은 아니며, 상당히 격분하고 있다”며 “불이익을 당한 분들과 조직으로 움직이는 게 도움이 될 것이다. 모든 책임은 박 비대위원장에게 귀속된다”고 말했다.

서울=방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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