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비상을 예고했던 대전시티즌이 시즌 개막과 함께 휘청이고 있다.

일부 프런트 직원들이 속속 구단을 떠나고 있는데다 ‘최은성 사태’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또다시 구단 운영방식에 대한 불신이 극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시민구단 간 자존심 대결이었던 경남과의 시즌 첫 경기에서 0패 수모를 당한 것과 관련, 이 같은 상황이 선수단의 경기력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전 ‘최은성 사태’ 해결 나서, 염 시장 외국 ‘코치 연수’ 계획 세워

현재 대전은 다음 일전 상대가 K리그 명문 구단인 전북, 서울이라는 점을 상당한 부담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자칫 연패 행진이 이어진다면 선수 사기저하에 따른 리그 승강제 잔류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치닫을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광희 대표는 경남과의 경기 다음날인 5일 오전 유상철 감독, 최은식 전력강화팀장, 이사 1명 등을 긴급 소집해 ‘최은성 사태’와 관련, 비공개회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긴 했지만, ‘최은성 사태’로 인한 팬들의 불신을 해소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경남전 0-3 대패에 따른 위기감은 물론 이날 경기에서 진행된 서포터즈들의 집단 반발 행동에 적잖은 충격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대전 관계자는 “‘최은성 사태’와 관련, 합의점을 찾기 위해 머리를 맞댔다. 아직 결과물은 없다. 협의를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일단 선수단의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게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구단주 염홍철 시장은 최은성의 명예회복을 위해 외국 ‘코치 연수계획’ 등 레전드에 대한 예우 차원에서의 해결 방법을 찾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그러나 최은성은 “대전으로는 절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밝혀, 연수계획 성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 사무국 직원 연이어 사직서 제출, 선수단 경기력 저하 우려

핵심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팀장급 직원 및 주무 직원들이 지속적으로 대전을 떠나면서 구단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실제 직원 부재로 회원관리팀이 와해되면서, 이 팀 업무가 홍보·마케팅팀으로 그대로 이관돼 업무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최근에는 총무팀장 A씨까지 사직서를 제출하며 재정운용과 관련한 업무에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프런트 본연의 업무 공백이 고스란히 선수단의 경기력 저하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김광희 대표의 ‘밀어붙이기 식’ 구단운영이 직원들에게 피로감을 더해주고 있다는 의견까지 나오고 있다.

대전의 한 이사는 “김광희 대표의 일방통행식 구단 운영방식은 개선할 필요가 있다”며 “김 대표는 염홍철 시장의 말도 들으려 하지 않고 있다. 모든 부분에 있어 변화가 있어야 대전이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대전 한 관계자는 “열악한 재정상황 등 위기극복을 위해 강한 추진력이 필요한 곳이 대전구단”이라며 “약간의 잘못된 부분이 확대 해석되고 있을 뿐 많은 성과를 올린 부분도 있다”고 말했다.

◆ 서포터즈 집단행동 언제까지

‘최은성 사태로’ 인한 대전 서포터즈의 집단행동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인가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는 가운데, 퍼플크루와 지지자연대는 협의를 통해 향후 행보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최은성은 5일 전화통화에서 “경남과의 경기 뒤 양 서포터즈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집단행동에 대한 자제를 부탁했다. 전지훈련 기간 동안 후배들과 땀을 흘렸다. 미안한 마음뿐이다. 선수들의 경기력에 피해를 주는 행동을 도저히 지켜볼 수 없었다. 조용히 물러나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선규 퍼플크루 회장은 “최은성의 부탁도 있고, 지지자 연대 측과의 협의를 통해 향후 집단행동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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