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와 함께 초·중·고 ‘주 5일 수업’이 시작된 가운데 충북지역의 학교들은 준비안된 토요프로그램과 촉박한 일정에 따른 ‘스포츠강사 등의 미확보’로 차질을 빚었다.

◆준비 미흡한 토요프로그램

주 5일 수업제가 시행된 첫 주말인 지난 3일, 충북지역 학교들은 그동안 준비한 ‘토요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러나 준비된 프로그램 대부분은 체육 관련이거나 취미·특기교육에 그쳤다. 축구, 농구, 줄넘기, 기타연주, 독서 등이 그것이다.

실제 청주시 흥덕구 A중학교 2학년의 경우 한반 30여 명 학생중 10여 명이 토요프로그램에 참여했지만 스포츠 관련 활동에 머물렀다. 물론 도교육청에서 ‘토요스포츠데이’ 운영지침도 내린 상태라 문제는 없지만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은 ⅔ 학생들은 대부분 영어, 수학 등 교과목 관련 사교육 학원으로 발걸음을 옮긴 경우가 대부분으로 알려졌다. 학교 토요프로그램과 관련한 실효성 논란이 일 만한 대목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기용 충북교육감도 학교 토요프로그램과 관련해 보다 실제적이고 학부모들의 의견이 반영된 프로그램을 준비해 시행할 것을 주문한 상황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충북지역 초·중·고 480개교(초 259, 중 130, 고 82, 특수 9)가 주 5일 수업제를 전면 실시하면서 학교별로 토요 돌봄교실과 토요프로그램 등을 운영했다”며 “그러나 시행일정 등이 촉박해 제대로 된 프로그램 준비에 차질이 있었다”고 말했다.

◆스포츠데이 강사도 없어

토요프로그램 준비가 미흡한 학교들의 경우 ‘스포츠데이’를 운영했지만 이 역시 차질이 빚어지기는 마찬가지였다. 촉박한 일정 등으로 스포츠강사 모집에 문제가 생긴 것. 특히 중학교의 경우 체육수업이 주당 4시간으로 확대되면서 학교마다 때 아닌 스포츠강사 모집전쟁을 벌이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방법이 없는 실정이다. 스포츠강사를 구하지 못한 학교들은 대부분의 체육수업을 기존의 일반 교사들이 맡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채용된 강사들도 교직 경험이 거의 없는데다 신원조회마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추후 시비거리로 번질 우려도 낳고 있다. 강사 비용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시간당 3만 원으로, 청주지역의 경우 그나마 가능하지만 시골학교의 경우 꺼리는 것이 현실이다.

청주 흥덕구 A중학교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운영하는 토요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비율이 실제 극소수에 그친다”며 “사교육시장의 확대 등을 막기위해서도 학부모들의 의견이 반영된 토요프로그램 운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토요 스포츠데이 역시 프로그램이 부족한 상황에 졸속추진된 것으로 보인다”며 “체육시간을 늘려 학교폭력을 줄이겠다는 발상이 어디서 나왔는지 한심스럽다”고 비난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교 내 토요스포츠 강습과 스포츠 리그 전개 등을 위해 토요 스포츠 강사를 77교(초40, 중22, 고7, 특수8)에 배치했다”며 “학교문화예술교육 활성화를 위해 국악, 연극, 영화, 무용, 만화, 공예, 사진, 디자인 등 8개 분야에 문화예술강사도 지원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순철 기자 david0127@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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