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재계약 결렬에 이은 은퇴, ‘최은성 사태’에 대한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본보 2월 21일자, 3월 1일자 14면 보도>대전 서포터즈인 ‘퍼플크루’, ‘지지자연대’ 등이 대대적인 퍼포먼스를 통해 강력 반발을 암시하는 집단행동에 돌입했다. 특히 최은성(41)의 은퇴 소식이 알려지면서, 양 서포터즈는 SNS 등을 통해 일반 팬들에게도 참여를 독려하는 등의 시위를 확대해나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 서포터즈는 4일 경남과의 원정경기에서 올 시즌 ‘첫 승’을 염원하는 응원 대신 각종 응원 걸개 등을 거꾸로 걸고 최은성의 재계약 결렬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출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또 ‘최은성은 대전이고, 대전이 최은성이다’, ‘김광희 사장은 즉시 사퇴하라’, ‘최은성을 즉시 복귀시켜라’ 등의 걸개를 내걸었다.

이 같은 집단행동은 일부 선수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해 이뤄졌다고 서포터즈 측은 설명했다. 이날 경기가 올 시즌 8강 진입은 물론 리그승강제 잔류 등의 목표 달성을 위한 첫 경기라는 점을 볼 때 이번 퍼포먼스는 여느 때보다 큰 의미로 다가오고 있다.

앞서 최은성은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정한 최종 선수등록일인 지난달 29일까지 구단과 협상을 완료하지 못했고 선수등록에 실패, 결국 ‘은퇴의 길’로 들어섰다. 문제는 재계약 협상과정에서 구단 측이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 계약을 성사시키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지역 팬들의 분노를 들끓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구단 측은 재계약 성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지역 팬들은 귀담아듣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대전 한 서포터즈 관계자는 “대전은 ‘영원한 대전맨’ 최은성에 대한 예우는 전혀 없었다. 최은성이 없는 대전의 역사는 무의미하다”며 “김광희 사장은 퇴진해야 한다. 대전의 이 같은 행태를 더 이상 두고 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대전 관계자는 “마지막까지 최은성에게 서로의 입장을 양보하는 협상을 요구했지만 서로 원하는 게 달라 계약을 성사 시킬 수 없었다”며 “레전드로서 예우를 지키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프로구단 특성상 모든 것을 양보하면서까지 계약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밝힌 최은성의 심경 등을 접한 팬들은 구단의 입장을 절대 헤아릴 수 없다는 반응이다. 더군다나 로그인 해야 자유게시판의 글을 볼 수 있는 대전 홈페이지에 대한 항의도 잇따르고 있어, 이번 사태에 대한 일반 팬들의 참여가 대대적으로 이뤄질 수도 있다는 여지도 남겨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최은성과의 면담 거부 등 ‘내치기 식’ 계약 거부가 기정사실화 되고 있는 가운데, 지역 팬들의 반응은 더욱 냉담해지고 있다. 현재 팬들은 대전 홈페이지 게시판에 구단을 비난하는 글을 끊임없이 올리며, 김광희 사장 등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반면 구단 측은 오해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에 대해 ‘호소할 곳’을 찾고 있다. 최은식 전력강화팀장은 “지역팬은 물론 언론까지 모두 최은성의 편으로 돌아선 것 같다.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 마지막까지 선수등록을 시키기 위해 서울 프로축구연맹에서 재계약 소식을 기다리며 애를 태웠지만 연락이 없었다”며 “구단 측에서는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무엇보다 최은성이 레전드라는 점을 고려 충분한 대우를 해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구단주인 염홍철 대전시장까지 사태 수습에 나섰다.

염 시장은 대전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을 통해 "이번 사태에 큰 충격을 받았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며 "최종적인 책임은 나에게 있다. 수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이미 시작된 팬들의 집단행동은 쉽사리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은성의 부인은 “당신들이 벌레 취급하는 최은성의 안사람입니다. 조용히 은퇴할 시간도 안주시네요”라고 시작하는 대전 홈페이지 게시판 글을 통해 “조용히 잊혀지게 도와주세요. 한평생 대전시티즌과 축구만 알고 행복했던 사람입니다”라고 호소했다.

창원=이승동 기자 dong79@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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