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7일 수원경기지방경찰청에서 이철규 전 청장의 이임사 모습 연합뉴스  
 

수뢰의혹을 받고 있는 이철규(55) 전 경기지방경찰청장(치안정감)이 1일 새벽 전격 구속됐다. 이 전 청장이 구속됨에 따라 전 근무지였던 충북경찰청의 수장들 3명(2008년~2010년)이 내리 비위혐의로 실형을 선고받거나 사법처리를 앞두고 있게 됐다.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단장 최운식 부장검사)은 1일 영업정지된 제일저축은행 유동천(72·구속기소) 회장 등으로부터 수천만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알선수뢰)로 이철규 전 청장을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박병삼 영장전담판사는 이날 이 전 청장에 대해 영장실질심사를 벌인 뒤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영장발부 사유를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 전 청장은 지난해 제일저축은행이 유흥업소에 불법대출을 한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던 당시 유 회장으로부터 수사를 무마해달라는 청탁과 함께 수십 차례에 걸쳐 5000만 원 안팎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강원지역 기초자치단체 고위간부가 금품을 전달한 혐의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혐의는 이 전 청장이 충북경찰청장 재임시절인 2010년 3월 19일 유 회장 측 금융브로커 박모(구속 기소) 씨로부터 모 자치단체장 수사 무마 대가로 1000만 원을 받았다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전 청장은 "당시 부시장과 함께 집무실로 찾아온 박 씨가 직원들과 식사나 하라며 500만 원이 든 봉투 2개를 놓고 가 돌려주려 했지만 뿌리치고 나가 나중에 부속실 직원을 통해 우체국 송금으로 돌려줬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청장은 앞서 합수단 조사에서 "유 회장과 친분이 있지만 금품을 주고받은 사실은 전혀 없다"며 혐의를 완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이임식에서 "진실을 밝혀 당당하게 다시 서겠다"고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지난 2010년 충북청장을 지낸 뒤 본청 정보국장을 거쳐 치안정감으로 승진하는 등 경찰조직 내 핵심인물로 떠오른 이 전 청장에 대한 구속 소식이 알려지면서 충북지역 일선 경관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2008년, 2009년 충북경찰의 수장이었던 이춘성·박기륜 전 청장이 사법처리된 데 이어 이철규 전 청장까지 구속되는 등 내리 3명의 전임 청장들의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전 청장의 직전 수장이었던 박기륜 전 청장은 함바(건설현장 식당) 비리에 연루돼 각종 청탁과 함께 3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 전 청장의 전임 이춘성 전 청장 역시 코스닥 상장사로부터 투자 이익금 명목으로 돈을 받은 혐의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가 항소심에서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다.

하성진 기자 seongjin98@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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