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난에 무엇이든 닥치는 대로 훔쳐가는 ‘싹쓸이’ 절도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생필품은 물론 돈이 되는 고철과 자동차 범퍼 및 문짝, 심지어 집에서 기르는 개와 염소까지 종류를 가리지 않는 절도 행각이 잇따르고 있다.

29일 절도 혐의로 구속된 황 모(39) 씨는 훔친 차량을 이용해 대전시 유성구 구암 일대의 농가와 비닐하우스 등을 돌며 생필품을 비롯해 개 14마리와 염소 2마리 등을 훔쳤다. 실로 경찰도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황 씨가 훔친 개 중에는 일반 진돗개를 포함해 사자와 곰을 닮아 중국황실견으로 불리며 수백만 원을 호가하는 ‘차우차우’라는 개도 포함됐다. 생활고에 시달리던 황 씨는 수백만 원의 몸값을 자랑하는 차우차우를 단돈 15만 원에 장물업자에게 넘겼다.

대전 둔산경찰서는 이날 황 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황 씨가 훔친 개 등을 사들인 장물업자 2명을 장물취득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관계자는 “황 씨가 훔친 물품 중에는 비닐하우스 농가에서 농민들이 부식거리로 먹는 오이 등도 있었다”며 “먹을거리와 돈이 되는 것은 닥치는 대로 훔쳐 달아났다”고 말했다.

대낮에 자동차 정비공장에 침입해 각종 중고 자동차 부품을 훔쳐 달아나는 사건도 잇따랐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불구속 입건된 김 모(36) 씨는 지난 13일 오후 4시경 대전의 한 공업사에 침입해 중고 범퍼와 중고 문짝, 보닛 등을 자신의 차량 적재함에 싣고 달아났다.

김 씨가 절도를 저지른 시간은 대낮이었고 범행 장소 또한 접근이 어려운 공업사 옥상이었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던 김 씨에게 이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한 차례 절도에 성공한 김 씨는 또 다시 공업사에 침입해 중고 자동차 물품을 훔쳐 달아났다.

이런 식으로 김 씨가 훔친 중고 자동차 물품은 범퍼 20개를 비롯해 문짝 12개, 보닛 6개 등 450만 원 상당. 김 씨는 이를 고물업자에게 팔아넘겼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김 씨를 절도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고형석 기자 kohs@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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